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문현성 감독의 첫 영화 '코리아'는 상투적이다. 눈물을 짜내는 방식도, 웃음을 자아내는 방법도 안전한 시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상투적인 것이 꼭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또 '코리아'다. 아무리 뻔하더라도 눈물은 흐르고 잔잔한 미소도 배어나온다.
사실 뻔할 수밖에 없는 것이 또 이 영화이기도 했다.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제 있었던 너무나 유명한 실화를 영화로 옮긴 것이니.
지금의 김연아 선수만큼 인기가 높았던 탁구계의 원조요정, 현정화 선수를 배우 하지원이 연기했다. 북한의 선수, 리분희는 배우 배두나가 연기했다. 영화는 하지원의 강점을 완연하게 드러내놓는다. 영화 속에서 구현된 현정화는 스포츠 영화 주인공의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말투, 표정, 손짓, 모든 것은 하지원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완성됐다.
반전은 배두나가 연기한 리분희였다. 첫 등장, 표정부터 날서있는 배두나의 클로즈업된 얼굴을 보면 우리로서는 이미 잊어버린 지 오래였던 리분희가 저런 인물이었구나 새삼 느끼게 만든다. 언제 배두나가 저만치 성장했을까 싶을만큼 배두나의 리분희는 영화 속에서 훨훨 날았다. 하지원과 배두나의 조합 역시도 꽤 어우러졌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큰 점수를 얻어간다.
현정화 감독은 처음 문현성 감독이 영화를 만들겠다 찾아왔을 때 "왜 이제서야 왔냐"라고 했다고 한다. '국가대표' 보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보다 더 감동적인 스토리가 바로 '코리아'라고 그녀는 말했다. 남과 북, 서로 다른 이념 속에서 살아온 동포가 최초의 단일팀으로 46일간 웃고 울었던 이야기. 그리고 결국 드라마를 만들어냈던 그들의 이야기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화였던 것이다.
'코리아'는 내달 3일 개봉된다.
['코리아'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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