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김재철 사장 女무용인 특혜 의혹 제기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재일교포 여성 무용인 J씨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MBC 노조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철 사장이 재일교포 여성 무용인 J씨에게 십수억 원대 특혜 지원을 한 의혹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MBC 창사 51주년 특집 '뮤지컬 이육사'가 지목됐다. MBC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뮤지컬 이육사'는 무용인 J씨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가 제작했고 제작비만 무려 12억 원에 달하며, J씨는 예술 총감독과 안무는 물론 주연 여배우까지 1인 3역을 도맡았다"며 "총 11회로 기획된 이 공연의 티켓을 전부 판매해도 벌 수 있는 돈은 4억 4000만 원. MBC 내부문서에 따르면 예상 티켓 판매율은 14%, 금액으로 환산하면 5500만 원에 그친다"고 밝혔다.

이어 "12억 원을 투입해 겨우 5%의 수익도 내지 못하는 공연이라는 얘기다. 이런데도 J씨의 기획사는 제작비로 9억여 원을 받았고, 이 가운데 4000여만 원을 J씨가 혼자 가져갔다. 결국 재주는 MBC가 부리고 돈은 J씨가 챙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MBC 노조는 또다른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J씨에 대한 수상한 밀어주기 의혹은 이 뿐만이 아니다"라고 밝힌 뒤 "MBC는 지난해 3월 열린 J씨의 '최승희 100주년' 개인 공연에 공동 주최로 참여했고, 대기업에서 7000만 원을 협찬 받아 J씨에게 줬다. 그런데 MBC는 그동안 협찬시 제작비 명목을 따져 돈을 지급했던 전례와 달리, 사용 내역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고, 통상적인 사업성 검토 절차도 생략한 채 돈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MBC가 J씨에게 협찬금과 출연료를 지원한 사례는 확인된 것만 7년간 무려 17차례에 달한다. 모두 김재철 사장이 지방 계열사인 울산과 청주 MBC 그리고 본사 사장에 재직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특히 MBC 내부 관계자들은 김재철 사장이 직접 J씨를 출연시키라고 지시했거나 J씨 기획사에 공연 기획을 맡기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고 설명했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과 J씨와의 관계에 대해 "김재철 사장은 도쿄 특파원을 지낸 90년대 중반부터 J씨와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J씨는 김재철 사장이 후원회장을 맡았던 고향 사천의 전통무용 '가산 오광대'의 전수자를 자처하고 있으며, J씨 공연에 김재철 사장이 수차례 직접 찾아가 관람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기록을 분석한 결과, 결재 시간과 장소가 J씨의 행적과 겹치는 경우를 상당수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MBC 노조는 "MBC 사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사적으로 알고 지내던 J씨에게 십 수억 원대의 특혜를 몰아준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또 그 과정에서 회사의 이익을 철저히 배제하고 통상적인 논의 절차조차 무시했음이 드러났다. 이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할 뿐 아니라 MBC를 개인 기업처럼 운용한 부도덕한 처사이다"라고 비난한 뒤 "김재철 사장은 J씨에 대한 특혜 지원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당장 MBC를 떠나라"고 말했다.

[MBC 김재철 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