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조인식 기자] KIA 타이거즈 윤석민(26)은 17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4탈삼진을 올리며 무사사구 1실점 완투승을 해냈다. 시즌 첫 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하며 윤석민은 좋은 출발을 이어갔고, 윤석민의 역투에 힘입은 KIA도 4승 4패로 5할승률에 진입했다.
넥센의 박흥식 타격코치는 이날 경기가 있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민 공략법을 내놓았다. 박 코치의 의하면 윤석민은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해야 하는 선수였다. 박 코치는 "적극적으로 초구부터 쳐야한다"며 빠른 승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오히려 빠른 것이 독이 됐다. 박 코치가 빠르게 공격해야 한다고 역설한 이유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윤석민을 상대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윤석민을 상대로 카운트가 몰리면 안 된다.카운트가 몰리도록 기다려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 박 코치의 설명.
하지만 오히려 적극적인 승부를 강조하면서 넥센 타자들은 윤석민의 유인구에도 쉽게 방망이가 나갔다. 반드시 방망이가 나가지 않아도 되는 공에도 타자들의 방망이가 나오며 윤석민에게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줬고, 이는 3구 이후 윤석민을 상대하기 더욱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으며 윤석민이 투구수를 줄여 완투할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윤석민 급의 구위와 제구력,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진 투수를 상대할 경우 실투를 노려 치지 않으면 대량득점하기 어렵다. 대량득점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발투수가 잘 막아줘야 한다. 주자가 나갔을 때는 6회말 처럼 번트를 이용하는 전략도 나쁘지 않았다. 초구에 적극적으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기 위해 들어오는 초구를 때려 안타를 만들겠다는 박 코치의 생각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날은 윤석민의 구위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 박 코치의 전략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어떠한 작전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었던 투수가 윤석민이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라는 격언을 재확인하게 된 한 판의 투수전이었다.
[넥센 타선을 맞아 역투하는 윤석민.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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