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이번 시즌 LG 트윈스의 붙박이 4번타자는 정성훈(32)이다. 하지만 정성훈 자신도 타순에 큰 의미는 두지 않고 있다. "그저 네 번째 순서에 타격할 뿐"이라는 것이 정성훈의 말이다. 김기태 감독도 정성훈의 4번 기용 배경을 설명하며 팀 타선의 좌우균형을 언급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18일 박찬호를 상대로 역전 투런홈런을 날리는 등 3경기 연속홈런을 때렸고, 벌써 9타점을 올리며 강정호(넥센), 홍성흔(롯데)에 이어 타점 3위에 올라 있다. 홈런도 강정호에 이어 2위다. 팀은 '연결형 4번'의 역할을 기대했으나 정성훈은 팀의 기대는 물론 '해결사'의 면모까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성훈은 단순히 많은 장타를 치며 타점만 많이 쌓고 있지는 않다. 정성훈이 타점을 올린 상황들을 돌아보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경우가 많다. 18일 경기에서 나온 홈런도 팀이 0-1로 뒤지던 6회 무실점 행진 중이던 박찬호를 두들겨 얻어낸 역전 투런홈런이었다.
3경기 연속 홈런의 출발점이 된 15일 잠실 KIA전 홈런도 2-2 동점에서 흐름을 가져오는 중요한 홈런이었다. 이 홈런이 시발점이 돼 LG는 6회 3득점하며 KIA에 2연패 뒤 1승을 따낼 수 있었다. 또한 17일 양훈을 상대로 때린 홈런도 0-1에서 동점을 만드는 솔로포였다. 세 개의 홈런 모두 1점차 혹은 동점에서 나온 홈런이라 승부의 흐름에 큰 역할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13일 잠실 KIA전에서는 2-4로 뒤지던 6회말 박지훈을 상대해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LG가 시즌 초 전력상 약체로 분류되면서도 9경기를 치른 현재 5승 4패로 4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고비마다 경기의 흐름을 LG 쪽으로 가져올 수 있게 했던 정성훈의 공이 컸다.
정성훈은 이번 시즌 전까지 4번에 어울리는 이미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4번 자리에 넣으니 그 어떤 4번보다 잘 해주고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요즘 정성훈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일지도 모른다.
[박찬호를 상대로 역전 투런홈런을 때리는 정성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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