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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총 20부작인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이하 '더킹')가 10회까지 방송되며 반환점을 돌았다.
1회가 방송됐을 때만 해도 기존 드라마와 다른 영상미와 소재가 시청자들의 구미를 자극하며 손쉽게 수목극 대전의 '왕'으로 우뚝 설 것 같았다. 그러나 '더킹'의 기세는 점점 수그러들었고, 결국 최근에는 수목극 시청률 꼴찌란 초라한 성적으로 하락했다.
'더킹'의 하락에는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초반에는 마술신, 행군신 등의 장면들이 지나치게 긴 시간동안 보여져 지루함을 느끼게 했다. 극의 전개상 필요한 내용이었겠지만, 같은 장면이 늘어지다 보니 편집에 묘미가 아쉬웠다.
천방지축인 대한민국 왕제 이재하(이승기)와 그를 휘어잡는 당돌한 북한 여교관 김항아(하지원)의 조합은 극의 가장 큰 흥미였는데, 이재하의 들쑥날쑥한 마음이 호감과 반감을 이리저리 오가며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시청자들에게는 남녀가 티격태격하다 서서히 감정이 고조되며 사랑하게 되는 러브라인 구도가 익숙한데, '더킹'은 그 감정의 변동 폭이 예측하기 어려워 이재하와 김항아의 러브라인에 피로감마저 들게 했다.
게다가 김봉구(윤제문)가 등장하면 마치 다른 드라마가 된 듯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김봉구의 이야기는 남과 북, 권력, 음모 등에 초점이 맞춰졌고, 이재하와 김항아의 러브라인과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물론 후반부에는 김봉구와 김항아, 이재하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주이야기가 되겠지만, 지금까지는 마치 서로 다른 드라마가 전개되는 양상이다. 그렇다 보니 드라마의 분위기가 한 회에도 수차례 바뀌고, 시청자들은 그 분위기를 쫓아다니기 바쁘다.
또한 도넛도 한몫 했다. 간접광고가 직접광고 못지않게 노출되는 탓에 시청자들도 '지금 간접광고 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릴 정도였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간접광고에 민감해졌고,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서 간접광고의 낌새만 보여도 시청자들이 바로 거부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사실 '더킹'은 여러가지 메시지를 곳곳에 담고 있는 드라마다. 정치적인 메시지뿐 아니라 극의 여러 코드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그 메시지를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재미를 주는 드라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절제되지 못하고 과하게 표현된 여러 장면들이 결국 '더킹'을 정상에서 꼴찌로 끌어내리고 말았다.
극 중 주변 인물들에게 허수아비 왕 취급을 받는 이재하처럼, 이름에 걸맞지 않는 초라한 모습이 된 '더킹', 이재하와 '더킹'이 진정한 왕으로 반전을 이뤄내기 까지 앞으로 절반의 이야기가 남았다.
[배우 이승기, 윤제문, 하지원(위부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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