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류현진은 완봉을 해야 돼요.”
20일 청주구장. 2승 8패로 최하위로 처진 한화는 충격의 4연패에 빠진 삼성 이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더욱이 19일 경기서는 에이스 류현진이 9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음에도 연장 접전 끝에 패배하고 말았다. 현재 한화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선수는 타율 5할의 4번타자 김태균뿐이다. 그래서일까. 김태균이 후배들 기살리기에 나섰다. 후배들의 성격이나 현재 처한 사정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기를 북돋워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타선이 전혀 터지지 않고 있다는 말에 김태균은 “그러게요. 열심히 하는 데 잘 안 되네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류현진이 다가오자 “쟤가 완봉을 했으면 우리가 어제도 1-0으로 이기는 건데, 왜 (정)성훈이 형(LG)한테 홈런을 맞아서…한화 에이스도 아니고 대한민국 에이스인데 류현진은 매 경기 완봉해야 합니다”라고 말해 기자들을 폭소탄에 빠뜨렸다.
한 기자가 타선이 안 터져서 류현진이 잘 던지는 데도 승수를 못 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도 “에이, 타선이야 잘 맞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데요 뭘. 쟤(류현진)가 매 경기 완봉하면 이겨요. 앞으로 20경기 넘게 나올 건데 지금부터 완봉 계속하면 20승도 할 겁니다”라고 짐짓 웃었다.
이어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현진이는 지금도 너무 잘해주고 있어요. 타자들이 못 쳐줘서 본인도 안타까울 거에요. 그렇지만, 현진이는 충분히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정말 남은 경기 다 완봉할 수 있는 실력이잖아요”라고 반어적인 어투로 후배를 남몰래 격려했다.
한편, 이날 전까지 1할도 되지 않는 엄청난 슬럼프에 빠져 있는 후배 5번 타자 최진행을 두고서는 부드럽고 자상한 형의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저도 저럴 때가 있었어요. 뭘 해도 안 될 때에요. 저는 살짝 슬럼프에 빠질 때는 연습량을 늘렸지만, 완전한 슬럼프일 때는 아예 야구를 놓았어요. 지금 진행이 마음이 오죽하겠습니까”라고 지극한 후배 사랑을 과시했다.
이어 “이제 10경기 했어요. 앞으로 123경기가 남아있어요. 충분히 치고 오를 겁니다. 시즌 중에 겪을 슬럼프 지금 다 겪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거에요”라고 격려했다. 계속해서 “진행이가 안 맞는다고 해서 제가 의식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거에요. 그러면 저도 손해도 팀도 손해입니다”라고 말한 뒤 “진행이나, 저나. 자연스럽게 안타도 나오고 홈런도 나올 거에요. 한번 타이밍이 맞기 시작하면 타격감은 금방 올라옵니다”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최진행은 이날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김태균이 선배로서 의기소침한 후배를 따뜻하게 감싸준 것이었다.
방식은 달라도, 후배 격려에 아낌없는 김태균이었다. 이래서 한화의 간판이라고 부르나 보다.
[최진행을 격려하는 김태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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