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고의 4월이다. 롯데는 정말 달라진 것일까.
롯데가 20일 광주 KIA전서 승리하며 7승 3패 1무로 SK를 제치고 1462일만에 단독 선두에 올랐다. 확실히 롯데의 초반 페이스를 보면 예년과는 다르다. 롯데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시범경기 1위에 올랐지만, 정작 정규시즌 출발은 좋지 못했다. 지난해만 해도 4월 성적이 7승 14패였다. 하지만, 올 시범경기서 롯데는 3승 9패로 최하위를 차지한 뒤 현재 선두로 올라섰다. 예년과 흐름이 정반대다.
▲ 타선 여전히 강하고 마운드 더 강해졌다
세부 기록을 살펴보자. 롯데는 팀 타율(0.307), 팀 출루율(0.362), 팀 장타율(0.413)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팀 타점(48개) 3위, 팀 득점(53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살벌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20일 광주 KIA전서도 11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챙겼다. 이대호가 빠져나갔지만, 손아섭과 전준우가 번갈아 중심타순에 배치돼 제 몫을 하고 있고 새로운 4번타자 홍성흔이 타율 0.425(3위), 3홈런(3위), 17타점(1위), 8득점(3위) 장타율 0.725(2위), 출루율 0.489(4위) 등 괴물같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출루-찬스연결-해결 등 공격 3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지고 있다.
더 놀라운 건 마운드다. 장원준, 임경완이 빠져나갔고 이승호, 정대현 등 FA 듀오가 합류하지 않았음에도 팀 평균자책점이 3.21로 2위다. 선발진에서 라이언 사도스키가 다소 부진하지만, 송승준, 고원준, 쉐인 유먼이 자기 몫을 해주고 있고 불펜진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최대성이 8경기 평균자책점 0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수완과 이용훈도 기대 이상이다. 마무리 김사율도 4세이브를 따냈다. 팀 홀드도 10개로 1위라는 건 지키는 야구가 되고 있다는 증거다. 양승호 감독의 절묘한 계투 작전이 빛을 발한 결과다. 여기에 이승호와 정대현이 정상 합류할 경우 롯데 마운드는 더욱 강해질 게 확실하다. 투타 조화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고 있으니 좋은 성적을 낼 수밖에 없다. 롯데 마운드는 예년과 확실히 다르다.
▲ 완벽함 사이에 보이는 작은 틈
하지만, 긴 시즌을 지나다 보면 삐끗할 때가 반드시 찾아온다. 그때를 대비해서 보이지 않는 작은 틈을 메워놓는 게 필요하다. 롯데의 작은 틈, 물론 있다. 우선 실책이 8개로 한화에 이어 최다 2위다. 이 중 대부분은 사직 홈경기서 기록한 것이다. 흙을 갈아엎은 사직구장 내야가 아직 고르지 못하다는 걸 정상 참작해야 하지만, 어쨌든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팀 잔루가 94개로 최다 1위다. 득점, 장타율, 출루율이 1위임에도 타점과 득점이 1위가 아니라는 건 그만큼 불러들이는 과정에서 2% 부족함이 있었다는 뜻이다. 팀 득점권 타율도 0.293으로 3위이긴 하지만, 팀 타율보다는 약간 떨어지고, 팀 병살타도 8개로 적은 편은 아니다. 여기에 기록되지 않는 본 헤드 플레이도 줄일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은 여전히 지난해와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다. 워낙 공격적인 베팅을 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격의 세밀함은 약간 떨어지지만, 펀치력이 좋아 상쇄가 되고 있다. 여기에 마운드가 확실히 강해진 게 1위 등극의 원동력이다. 또한, 부상병들과 갖가지 이유로 빠져나간 선수들의 공백을 나머지 선수들이 십시일반의 힘으로 메우며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게 달라진 점이다. 이제 롯데는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메우는 동시에 나머지 7개 구단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우여곡절 끝에 1위에 올랐지만, 1위를 지키는 힘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롯데가 정말 달라졌는지 살펴보려면, 얼마나 오래 선두를 지킬 수 있는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사진= 승리를 자축하는 롯데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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