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가 몸은 좀 유연합니다.”
기대했던 선수들이 부진해 여러모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삼성. 그래도 주전 3루수 박석민은 타율 0.356 3홈런 10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타격만큼 수비에서도 인정을 받길 바란다. 박석민의 주 포지션은 3루지만 과거엔 가끔 1루수도 봤었다. 그러나 이승엽의 입단으로 이제는 완전히 3루로 고정됐다. 그러한 만큼 좀 더 탄탄한 수비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한다.
24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박석민은 “솔직히 3루에서 실책을 많이 범했어요”라고 인정했다. 지난 2008년 18개를 시작으로 2009년과 2010년 6개와 7개의 실책을 범한 그는 지난해에는 13개의 실책을 범했다. 많은 수치는 아니지만 적은 건 분명히 아니었다. 그리고 그가 범한 실책 대부분은 3루 수비 중 나온 실책이다. 박석민은 “솔직히 제가 좀 산만하긴 해요. 그러다 보니까 집중력이 떨어져서 실수를 하죠”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박석민의 수비력은 꽤 준수하다. 실제 류중일 감독도 “송구는 좋다”고 박석민을 치켜세웠다. 또한 유연성도 좋다. 본인도 “제가 몸은 좀 유연합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실제 온몸에 적당히 살이 붙어 있어 몸매가 둥글둥글한 체형인 박석민은 체격과는 다르게 은근히 유연성이 좋아 강습 타구나 좌, 우 옆으로 빠지는 볼을 잘 걷어낸다. 예를 들어 24일 대구 롯데전서도 사실상 유격수 쪽으로 느리게 굴러가는 타구에 직접 빠르게 대시해 수차례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박석민의 수비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문제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박석민은 본인의 이미지가 '개그 캐릭터'로 굳어진 걸 안타까워한다. 자신은 공격과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 둥글둥글한 몸으로 이리저리 움직이자 팬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그로 인해 본인의 수준급 수비력이 묻히는 경향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사실 빠르게 전진 대시를 하고, 러닝 스로우를 하는 모습에 기자들도 웃음을 짓곤 하지만 그래도 박석민의 수비력이 떨어진다고 보지는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박석민이 스스로 자신의 수비가 최고라고 말하고 다니는 건 아니다.“아직 많이 배워야 해요. 제가 보기엔 (조)동찬이 형이 3루 수비는 국내에서 제일 잘하는 것 같아요. SK 최정보다 한 수위에요. 동찬이 형보고 많이 배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그의 표정에 어쩔 수 없는 씁쓸함(?)이 묻어났다. 자신의 3루 수비가 최고가 아닌 걸 알지만, 팬들이 그저 재미있는 캐릭터로 보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은연 중에 있는 듯했다.
그런 그를 보고 지나가던 삼성의 한 관계자가 “우리 박석미이 이제 수달이라고 불러주이소”라고 말했다. 맞다. 적어도 올 시즌에는 아직 실책이 단 한 개도 없으니 3루 수비의 달인, 틀린 말도 아니다. 올 시즌 붙박이 3루수로 활약해야 하는 박석민. 어쩌면 올해는 그의 3루 수비가 재평가를 받는 시즌이 될 수도 있다. 수달 박석민 선생의 무실책 3루 수비의 향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수비 연습에 임하는 박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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