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지난 1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 출연제의를 받고 긍정적으로 검토한 사실이 알려졌다. 비록 정치밸런스 문제로 성사되지 않았지만 현 서울시장의 '힐링캠프' 출연 가능성은 온오프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거물급 정치인사의 '힐링캠프' 노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월 2일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그녀는 방송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 대통령의 딸로 살아가며 느꼈던 고충을 전했다. 또 '수첩공주', '발끈해'라고 불리는 별명마저도 스스럼없이 공개하며 친근함을 형성했다.
이후 1월 9일에는 또 다른 대권주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그는 유치장에서 사법고시 합격을 받을 정도로 파란만장했던 젊은 날과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정치신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의 솔직한 발언은 그 어느 연설보다 효과적으로 안방에 전달됐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 인지도를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한 사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그는 지난 2009년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벤처 기업인, 대학교수, 청년멘토였던 만능 지식인의 무릎팍도사 출연은 세간의 화제가 됐고 '무릎팍도사' 방송 시간대면 잠자리에 들던 학부모들을 TV앞에 앉혔다. MC 강호동을 통해 본 안 원장의 인생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고 그의 대중적 인지도는 더욱 깊어졌다.
지난 16일에는 안 원장의 대선출마설이 제기되면서 정치권, 방송계에 그의 '힐링캠프' 출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비록 안 원장 측의 공식부인으로 무마됐지만 그의 '힐링캠프' 출연가능성은 안 원장과 소통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바람에서 이뤄졌다.
예능의 포인트는 웃음이다. 웃음과 재미가 없는 예능은 더 이상 가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연예인들이 그동안 주를 이뤘다. 급변하는 한국사회 속에서 심신이 지친 대중들은 예능프로그램을 찾았고 이는 높은 시청률로 입증됐다.
그런 예능프로그램이 최근 웃음을 전해주는 동시에 사회 영향력까지 행사하고 있다. 톱스타는 물론이고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에서나 볼 법한 지식인, 정치인까지도 예능에 나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줬다. 시청자들은 국가정책에 관여하고 있는 정치권 인사들의 예능프로그램에 대해 마냥 웃을 수는 없지만 예능이라는 요소는 그 불편함을 덜어주며 마음을 열 수 있게 해줬다.
이러한 현상은 연예계와 정치계의 벽이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는 인터넷 시대에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보인다. 이제 더 이상 대선주자 등 사회 유력인사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어색하지 않다. 정재계 인사, 지식인들의 허물없는 모습은 대중들과의 효율적인 소통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위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MBC 제공, 박근혜 미니홈피 캡처, 서울특별시 제공, 문재인 트위터 캡처, MBC 방송캡처, SBS 방송캡처]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