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사도스키가 모처럼 호투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롯데 라이언 사도스키는 28일 부산 LG전서 선발 등판했다.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롯데는 27일 LG에 무려 22안타를 헌납하며 8-20으로 졌다. 이날마저 패배할 경우 시즌 첫 3연패와 함께 3위 이하로 추락할 수 있었다. 더구나 사도스키는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에도 스타트가 좋지 못했다. 3경기서 평균자책점 6.75였다. 14일 부산 두산전서 6이닝 5피안타 2실점을 한 것이 올 시즌 유일한 퀄러티스타트였다. 승리가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패배가 없는 게 다행일 정도였다.
가장 최근 등판인 20일 광주 KIA전서는 4⅓이닝 5피안타 9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현재 8개 구단 중에서 가장 약하다는 KIA 타선에 볼넷 9개를 내준 건 사도스키 본인에게나 롯데에나 충격이었다. 직구 제구가 마음 먹은 데로 구사되지 못하고 있어 변화구의 위력도 떨어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구 구속은 140km 중반이 나오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양승호 감독은 여전히 사도스키를 믿고 있었다. 지난 27일 경기를 앞두고 양 감독은 “헤이~ 사도, 투마러 5실점?”아라고 콩글리쉬를 했다. 어지간한 한국말을 알아듣는 사도스키는 양 감독의 말이 자신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서라는 걸 아는 듯했다. “노노~ 7실점 7실점까지.” 사도스키도 조급해 하진 않는다는 게 드러난 장면이었다.
그러면 됐다. 어차피 사도스키는 지난 2년간 롯데의 용병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선수였다. 모처럼 집중력을 보였다. 전날 22안타 20점을 잡아낸 LG 타자들의 스윙은 확실히 커져있었다. 사도스키는 그걸 활용했다. 직구의 비중을 낮추고 커브와 컷 패스트볼의 비중을 높여 LG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제대로 먹혀들었다. 힘이 잔뜩 들어간 LG 타선은 2회와 3회 1점을 따냈고 6회 정성훈의 솔로포가 터졌지만, 집중력 있는 공격을 선보이지 못했다. 사실 2회 내준 서동욱의 2루타도 중견수와 좌익수가 콜 플레이만 잘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어설픈 콜 플레이로 볼을 놓쳐 사도스키로선 억울한 실점을 했다. 그래도 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를 잘 잡아냈다.
3회에도 이대형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한 데 이어 박용택에게 적시타를 내줬지만, 작은 이병규와 정성훈을 범타 처리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6회 첫 타자 정성훈에게 무심코 던진 직구가 솔로포가 됐다는 게 옥에 티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나왔다. 다양한 변화구의 제구력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85개로 6이닝을 막아내 이닝당 투구수 관리도 돋보였다. 시즌 두번째 퀄러티 스타트. 비록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변화구로 연이어 범타와 삼진을 잡는 모습이 돋보였다. 제구력도 한결 나아졌다.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4월병을 탈출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롯데가 이날 단순히 3연패 위기에서 벗어난 게 고무적인 게 아니다. 사도스키가 부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게 어쩌면 더 큰 수확이었다.
경기 후 사도스키는 "결과가 좋아서 기분이 좋고 내가 등판한 경기에 3승 1무를 했는데 책임을 다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싱커가 잘 들어간 덕분에 삼진을 잘 잡았다. 팬들이 많이 와줘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웃었다.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사도스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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