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맨체스터 더비, 퍼거슨의 선택은?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운명의 맨체스터 더비가 열린다. 이 한판 승부에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트로피가 걸렸다.

맨체스터 지역의 두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북서부 맨체스터에 위치한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1-12시즌 EPL 36라운드를 치른다. 원정팀 맨유는 26승5무4패(승점83점)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그 2연패와 통산 20회 우승이 눈앞이다. 이에 맞서는 홈팀 맨시티는 25승5무5패(승점80점)로 맨유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한때 8점까지 벌어졌던 승점 차는 어느덧 3점으로 줄어들었다. 골득실에서 앞선 맨시티가 승리할 경우 리그 선두 자리를 바뀌게 된다. 그만큼 양 팀에겐 무척이나 중요한 경기다.

영국 언론들은 이번 맨체스터 더비의 중요 관전 포인트로 중원을 지목했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승패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올 시즌 맨유와 맨시티는 커뮤니티실드와 영국축구협회(FA)컵을 포함해 3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2승1패로 맨유의 근소한 우위다. 그러나 실질적인 타격은 맨유가 더 컸다. 지난 해 10월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리그 9라운드에서 충격적인 1-6 참패를 당했다. 맨시티의 배리, 밀너(이상 잉글랜드), 야야 투레(코트디부아르), 실바(스페인)로 구성된 중원은 맨유를 압도했다.

맨체스터 더비를 앞두고 ‘산소탱크’ 박지성의 출격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블랙번, 더비 카운티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최근 영국 방송 BBC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새비지(웨일스)는 최근 영국 일간지 미러를 통해 “박지성은 플레처가 빠진 맨유의 중원에 가장 적합한 선수”라며 박지성을 언급했다. 새비지는 맨유가 스콜스, 캐릭(이상 잉글랜드)만으로 맨시티를 상대할 경우 중원 대결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과거 퍼거슨 감독(스코틀랜드)이 리버풀, AC밀란(이탈리아) 등을 상대로 사용했던 ‘센트럴 팍’ 중앙 미드필더 박지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선택은 퍼거슨 감독에게 달렸다. 투톱의 4-4-2 포메이션을 통해 정상적인 맞불작전을 펼칠 수도 있고, 새비지의 조언처럼 박지성 등 추가적인 미드필더를 활용해 원톱의 4-5-1로 수비 후 역습을 시도하는 전술을 펼칠 수도 있다. 그동안 퍼거슨 감독은 세 차례 맨체스터 더비에서 모두 4-4-2를 사용했다. 또한 루니와 웰벡(이상 잉글랜드) 투톱을 고집했다. 퍼거슨이 맨시티전에 에르난데스(멕시코)가 아닌 웰벡을 선호한 이유는 웰벡의 활동 폭이 더 넓기 때문이다. 웰벡은 측면 미드필더까지 가능한 선수다. 또한 수비력도 좋다. 루니와 번갈아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려와 상대를 압박한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만은 않았다. 커뮤니티실드와 FA컵에서 거둔 두 번의 승리 모두 3-2 한 점 차 스코어였다. 투톱의 기용은 공격적인 부분에선 효과를 봤지만 그에 따른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는 늘 수비불안을 야기했다. 그럼에도 퍼거슨감독은 지역 라이벌과의 자존심을 싸움을 위해 수비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원정 경기인데다 최근 위건과 에버튼에 승점을 잃어 흐름이 좋지 못하다. 패할 경우 선두 자리를 내주는 점도 부담스럽다. 맨유의 전술 변화와 박지성의 출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지성.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