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충무로가 여배우들의 살색으로 후끈 달아오르는 중이다.
최근 19금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고 있다. 이미 개봉한 김형준 감독의 '간기남', 정지우 감독의 '은교' 외에도 임상수 감독의 영화 '돈의 맛'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간기남' 속 박시연은 전라노출에 남편의 상 중 유족대기실에서 박희순과 진한 정사신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은교'의 김고은은 신인임에도 파격 노출을 소화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대한민국 상위 0.01%의 돈과 섹스에 대한 은밀한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담아 낸 '돈의 맛'의 주연 윤여정과 김효진 또한 정사신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파격 노출을 선보이는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영화 관계자도 "이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할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했을 정도.
사실 노출은 부담이 많이 따르는 일이다. 특히 여배우는 연기 인생 내내 '노출 여배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가능성이 크다. 영화 개봉 당시 쏠린 관심이 사라질 때 쯤이면 TV를 통해 방송되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질만 하면 어김없이 재방송을 통해 다시 상영되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여배우들은 노출을 꺼리게 된다. 평생 '노출 여배우'로 기억되기 쉽고, 잘못 돼 영화가 혹평 받을 경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되며, 혹자의 경우 차기작 선택에 난항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대한민국의 여배우들은 '반신반의한 가능성'을 믿고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옷을 벗길 주저하지 않는 추세다. 노출 그 이상을 뛰어넘은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다.
실제 '간기남'에서 박시연은 정사신을 통해 영화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높였다. '은교'에서 김고은은 박해일, 김무열과 정사신으로 세 사람의 미묘한 관계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를 위해 한 몸을 희생한 여배우들이 마냥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김고은은 인터뷰에서 "작품을 하기 전까지 엄청난 고민이 있었다. 스케줄 표에 (정사신이) 언제 찍는다고 미리 나오면 며칠 전 혹은 일주일 전부터 심리적 불안감을 느꼈다. 티는 잘 안 냈지만 거의 잠을 못자기도 했고, 혼자 울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돈의 맛' 윤여정은 영화에 필요한 한 장면이 '노출 장면'으로만 여겨지는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토로했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그는 "사람들은 자꾸 베드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러는데 그 장면을 찍는 날 강우와 나는 마치 시합에 나가는 선수와 같았다. 베드신을 찍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찍으러 가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흔히들 전도연을 보고 '옷을 시원하게 잘 벗는다'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도연이는 이런 말을 싫어하더라. 전도연이 감독 의도를 잘 이해해서 벗은 것이지 잘 벗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벗은 것은 윤여정이 벗은 게 아니라 백금옥(극 중 자신의 역할)이 벗은 것이다"고 덧붙였다.
물론 일부 영화는 여배우의 노출을 단순히 이슈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일부' 때문에 작품을 위해 두려움을 뛰어넘는 용기를 선보인 여배우들의 도전이 폄하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은교'의 김고은(왼쪽)과 '돈의 맛'의 윤여정.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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