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대구 김진성 기자] “벤치에 앉아서 생각 좀 해보라고.”
삼성 최형우가 2일 대구 두산전서 올 시즌 세번째로 지명타자로 나선다. 타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최형우이니만큼 기존의 4번타순은 흔들지 않되, 분위기 반전을 위해 수비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내가 선수 시절 수비를 하다가 갑자기 지명타자로 나가 보니까 할 일이 없더라. 덕아웃에서 자연스럽게 생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때로는 덕아웃에서 다른 타자들의 타격을 보면서 기분 전환도 하고, 타격 부진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형우는 우천으로 취소가 된 1일 경기서도 좌익수로 이름을 올렸다가 갑자기 지명타자로 바뀐 바 있다. 류 감독은 1일 경기에 앞서 ”두통으로 빠진 채태인 대신 이승엽을 1루수로 내세운다. 그리고 조영훈을 지명타자로 넣는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배영섭도 빼고 정형식을 집어 넣겠다”라고 말했다. 최형우의 수비 위치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지만, 막상 우천 취소가 되기 직전 전광판에는 조영훈 대신 최형우가 지명타자로 표기가 돼 있었다. 기자들과 만남을 가진 뒤 상대팀, 심판들과 타순표를 교환하기 전에 생각이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최형우가 지명타자를 해보면서 덕아웃에서 생각을 하는 게 타격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최형우 대신 배영섭과 정형식을 동시에 외야 수비수로 기용할 수도 있고”라고 일석 이조의 전략임을 밝혔다. 채태인의 두통으로 시작된 지명타자에 대한 고민이 결국 최형우의 기용방법으로 이어진 셈이다.
어쨌든 1일 경기는 취소가 되면서 류 감독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도출될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2일 경기서도 고스란히 1일 경기와 같은 라인업, 즉 1일 우천 취소 직전 전광판에 뜬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날 삼성의 바뀐 선발 라인업은 김상수(유격수) 박한이(우익수) 이승엽(1루수) 최형우(지명타자) 박석민(3루수) 배영섭(중견수) 이정식(포수) 손주인(2루수) 순이다.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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