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일본 젊은 세대, 술 기피현상 줄어
일본 젊은이들의 음주문화가 바뀌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위스키에 소다수를 타서 8온스짜리 텀블러에 담아 마시는 칵테일이나, 각종 부재료를 섞어 만든 하이볼, 저알코올의 막걸리 같은 술이 인기를 끌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젊은 세대들의 음주취향에 맞기 때문.
'닛케이 소비 워처'는 변화하는 젊은 세대의 음주경향을 살펴보고자, 20~40대 8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20~40대 남성들의 술을 마시는 빈도와 양이 예년에 비해 그다지 줄지 않았다. 물론 집 밖에서 술을 마시는 빈도가 여전히 '줄었다'('끊었다'를 포함)가 '늘었다'의 수치보다 높았지만, 20대의 경우 '늘었다'의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밖에서 술 마시는 것은 대화를 위해서
일본의 젊은 세대 가운데 집이 아닌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경향은 20대가 가장 높았다. 또한, 1개월 동안 외부에서 술을 마시는 데 지출하는 비용은 전체 평균 9,333엔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은 술값으로 총 1만1,802엔을 썼고, 40대 남성은 1만3,871엔을 지출했다. 반면 20대 여성은 8,887엔으로 각 세대여성 중 음주비용 지출이 가장 많았다.
밖에서 술을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친구들과의 대화'였다. 20대 남녀 차이를 살펴보면, '같이 마시는 사람과 더 친해지고 싶어서'라는 답변은 여자가 88.3%, 남자가 72.1%였다.
'같이 마시는 사람과 차분히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대답한 남자는 62.8%, 여자는 51.7%였다. 그 외, '시판되지 않는 여러 종류의 술을 마시고 싶다'라고 대답한 여성이 28.3%, 남성은 19.8%였다. 요즘 젊은이들의 술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맛있는 식사와 함께 술을 즐기고 싶다'라는 항목에서 남녀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라고 답한 20대 남성은 45.3%에 그쳤지만 여성은 80.0%에 달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식사와 함께 술도 즐겁게 마시고 싶다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찾는 술집 선택은 대중적인 '체인점'이 가장 많았지만, '바'나 '개인경영술집' 등 분위기 좋은 술집부터 '낮은 가격, 균일가격 술집', '노래방'까지 선택의 폭은 여성이 더 넓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장소 선택에 단순한 경향을 보인 반면, 여성들은 다양한 장소 선택을 좋아했다.
또한, 밖에서 술을 마시는 이유로 가장 많았던 것은, '밖에서 친구와 같이 마시면 즐거우니까' 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높았다. 20대 남성의 경우, '미팅 등 친구와 이벤트 참가' 가 많았고, 여성은 '자주 가는 술집이나 바가 있어서'라고 대답한 이들이 많았다.
◆ 집에서 술 마시는 것은 긴장을 풀기 위해서
일본의 젊은 세대가 한달간 집에서 술을 마시는 데 지출하는 금액은 전체평균 5,038엔으로, 20대 남녀의 지출은 남자가 3,784엔, 여자가 3,735엔으로 집계됐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유로, '천천히 시간을 보내며 마시고 싶다'가 가장 높았고, '술과 같이 먹는 안주가 필요해서' 가 그 다음을 이었다.
20대가 선호하는 술안주로는 '튀김, 치즈' 그리고 다른 세대보다 높은 비율이 나온 '소금 맛 과자'가 인기를 끌었다.
20대가 집에서 음주하는 이유중 눈에 띄는 것은, '여러 종류의 술을 시음해 보고 싶다' '천천히 마시고 싶다'고 응답한 이들이 많아, 역시 집에서 긴장을 풀고 편안히 술을 마시고 싶다는 20대 젊은이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집에서의 음주 가운데, 20~30대 여성의 50~60%가 '술에 주스나 탄산음료를 섞어서 마신다', '술에 과즙을 섞어 마신다'고 밝혔다. 마시기 쉽게 섞어 마시는 자신만의 칵테일 주법을 개척한 이들도 많았다.
주류제조사에 원하는 것으로, 약 50%의 20대 남성이 '여러 과즙을 이용한 술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여성은 약 60%가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술의 향기를 즐기거나 발포주 등을 포함해 술의 '소프트화', '주스화'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한편, 20대 여성 44%가 저알코올음료를 마신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적당히 취하고 싶다', '하는 일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또한, 무알코올·저알코올음료의 확대에 대해서는 13~14%의 청년층이 긍정적 답변을 했다.
집에서 마실 때 가장 마시고 싶은 술로는 '산토리의 호로요이' 가 20대 남녀 전체에게 골고루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무알코올 제품인 '초야의 취하지 않는 매실주', 저알코올 '초야의 우메호노리' 등의 매실주류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발매됐으면 하는 무알코올·저알코올 음료에 대해 역시 '소프트화'의 목소리가 높았다. '칵테일류', '맥주' 등이 높게 나타났고, 의외로 '와인'이 남성 전체 3위로, 여성 전체의 2위로 높게 나타났다.
그 외 '매실주', '일본주' 등 전체 10% 이상, 그리고 20대여성은 약 20%가 '막걸리'의 발매를 원했다.
◆ 한국의 젊은 세대들과 음주경향을 비교해보면
통상 한국 젊은이들은 관대한 음주문화를 가졌다고 한다.
"한국 젊은이들은 모이면 마시고, 취하면 싸우고, 헤어진 후 다음날은 다시 만나 웃고 함께 일한다"라는 말이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적나 잘 표현해주고 있다.
술 마시고 다음날 출근하지 않은 회사원에 대해 미국인들의 55%가 "그 사람은 알코올중독자"라는 의견을 가지지만, 한국인들은 대부분은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의 사회적 모임이나 집안 모임에는 술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때, 하던 일에서 해방되었을 때, 좋은 사람을 만날 때, 피로할 때도 마시지만, 그냥 갈증이 날 때도 술을 마신다.
그래서 "한국인은 시도 때도 없이 마신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시기 위해 이유를 붙이는 것인지, 마시는 이유가 있어 마시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이 마신다.
사실 요즘처럼 경제난과 자연재해가 겹쳐 사람들의 가슴이 답답할 때 "술 같은 좋은 위로제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딱히 부정하기도 어렵다.
한국인들의 술 소비량을 100% 순 알코올 기준으로 보면, 1인당 연간 10리터 정도다. 다시 말해서 1인당 1주일에 소주 2병을 마시는 셈이 된다.
한국인의 음주실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주 3회 이상 마시는 사람들이 3명 중 1명이라고 한다. 마실 때 2차 이상까지 가는 사람들은 55%가 넘고, 3차까지 가는 사람도 13%나 된다고 한다.
특히 그 이유를 살펴보면 ‘헤어지기가 아쉬워서가 42%’, ‘분위기를 변화시키려고 14%' 가 2차 이상을 간다고 한다. 더욱이 ‘상대방의 강요로 가는 경우'도 16%에 달했다.
이쯤 되면 과음과 폭음이 음주 자체로서보다도 일상생활의 일부로서 함께 하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해진다. 스스로 술을 더 마시기 위해서 술자리에 가고, ‘정' 때문에 집에 돌아가기 싫어도 가며, 마시기 싫을 때도 상대방의 강요가 있으면 거부를 하지 못해 간다.
결국 한국인 특유의 정서인 ‘정’의 문화가 술만큼이나 오용되고 강요되는 것에 다름없다. 또한 술에 대한 지식도 없고, 더욱이 문제해결에 필요한 사회기술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음주 압력에 무력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일본 젊은 세대들 사이에 술 기피현상이 줄어들면서, 주류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덕분에 일본의 주류업계 대기업들인 아시히, 기린, 산토리, 삿포로가 2012년 12월 결산을 기준으로 할 때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호황에 힘입어 저알코올 시장도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쌍주기자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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