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누구라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순간이었다.
SK 우완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가 시즌 첫 패를 안았다. 로페즈는 5일 어린이날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8⅓이닝 8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로페즈의 투구는 승리투수가 됐던 지난 2경기보다 좋았다. 롯데 타자들의 빠른 템포 공격도 있었지만 싱커, 슬라이더, 커브의 제구가 완벽히 이뤄지며 롯데 타선을 꽁꽁 틀어 막았다. 6회까지 볼넷 없이 안타 단 4개만을 내줬다. 이마저도 모두 산발 처리해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투구수는 6회까지 63개에 불과했다.
문제는 7회. 로페즈로서는 모든 최악의 상황이 한꺼번에 겹쳤다. 선두타자 전준우를 범타 처리한 이후 홍성흔에게 내야안타를 맞았다. 물론 3유간 깊은 타구였기에 안타가 충분히 될 타구였지만 로페즈로서는 송구도 못해보고 공을 험블한 것이 찜찜했다.
이후 로페즈는 박종윤을 상대로 2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 코스. 하지만 정근우가 공을 더듬으며 주자와 타자 모두 살았다. 이후 강민호에게 빗맞은 타구를 내줬지만 코스가 1-2간으로 절묘하게 빠지며 적시타가 됐다. 이어 손아섭에게 그다지 잘맞지 않은 타구로 2실점째.
끝이 아니었다. 황재균을 상대로 3루 앞 땅볼을 유도했지만 수비에 물이 오른 최정이 바운드를 맞히지 못하고 빠뜨리며 좌전 적시타가 됐다. 수비진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으며 안타 역시 빗맞은 타구가 이어지며 로페즈의 얼굴도 점차 붉어졌다.
KIA 유니폼을 입을 당시 '의자왕' 시절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로페즈는 평소에는 순하지만 때때로 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결정적인 순간 수비진이 실책을 저질렀을 때 화를 참지 못했으며 덕아웃에 들어가 의자 혹은 쓰레기통을 던진 경우도 있었다. 이로 인해 '의자왕'이라는 탐탁치 않은 별명을 얻은 바 있다.
로페즈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8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이후 9회에도 등판했지만 첫 타자를 잡은 뒤 불펜에 공을 넘겼다. 결국 승리도, 완투도 하지 못한 로페즈는 쓸쓸히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이날 '의자왕' 로페즈는 없었지만 7회, 그리고 전체적인 경기를 흐름을 봤을 때 '의자왕' 로페즈 시절이 떠오를만큼 그로서는 너무나 풀리지 않았던 한 판이었다.
[8⅓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고도 수비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전투수가 된 SK 로페즈.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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