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5일 어린이날의 대구구장. 단연 한화 박찬호와 삼성 이승엽의 승부가 관심거리였다. 결과적으로 경기 결과를 떠나서 둘의 맞대결에서는 박찬호가 이승엽에게 3타수 무안타로 완승했다.
▲ 박찬호, 수준 높은 몸쪽 승부 보여주다
결과적으로 박찬호는 이승엽을 3타수 무안타로 눌렀다. 패턴은 역시 다른 투수들과 마찬가지로 몸쪽에 바짝 붙인 다음 바깥쪽으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박찬호의 몸쪽 승부는 다른 점이 있었다. 직구와 투심을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해서 집어 넣는 능력이었다. 기존의 국내 투수들보다 한 수위의 직구 제구 능력을 바탕으로 이승엽의 방망이를 유린했다. 몸쪽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자 이승엽도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1회말 무사 1,2루 상황에서 둘의 한국 야구 역사상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러나 싱거웠다. 이승엽이 초구에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두번째 맞대결은 2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이뤄졌다. 박찬호는 앞선 2사 3루에서 박한이에게 적시타를 내준 뒤 허탈한 상황이었지만, 차분하게 승부했다. 초구와 2구를 모두 볼을 던졌으나 3구와 4구에 몸쪽 승부로 파울과 스트라이크를 만들었고, 5구째에 2루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힘없는 뜬공이었다.
세번째 맞대결은 4회말 2사 1,3루 상황이었다. 박찬호는 볼카운트 2-2에서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졌고, 이승엽은 방망이를 툭 갖다 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승엽이 바깥쪽으로 흐르는 볼에 방망이가 따라가다가 힘 없이 맞은 건 이승엽도 그만큼 박찬호의 효과적인 몸쪽 공략에 언젠가는 바깥쪽으로 승부구를 던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동적으로 방망이가 따라나간 것이었다.
▲ 이승엽, 어깨 안 좋아 100% 컨디션 아니었나?
이런 점도 있었다. 이승엽은 여전히 왼쪽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비단 박찬호와의 맞대결이 아니라, 박찬호가 내려간 7회말 마일영을 상대할 때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이승엽은 올 시즌 들어 가장 나쁜 타격감을 보여줬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볼에 상체가 무너진 채 제대로 스윙을 하지 못하거나 헛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볼에도 방망이가 종종 나가는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박찬호가 몸쪽으로 스트라이크를 집어 넣으니 이승엽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볼카운트에서 유리한 국면을 맞이하지 못한 이승엽으로썬 박찬호를 쉽게 공략하지 못하고 박찬호의 투구 패턴에 따라가다가 아웃카운트만 늘려주고 말았다. 어깨가 좋지 않아 타격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단정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만큼은 이승엽 특유의 정확한 배팅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박찬호의 몸쪽 승부에 이승엽이 완벽하게 당한 경기였다. 3타수 무안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두 거물의 사상 첫 맞대결은 그렇게 박찬호의 완승으로 끝났다.
경기 후 박찬호는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대량실점을 하지 않고 6이닝 퀄러티 스타트한 것에 만족한다. 1회 포볼을 내주며 투구수를 길게 가져간 것이 아쉽다. 이승엽은 요즘 잘 치는 것 같아 의식을 했고 코너워크에 신경을 썼다. 4회에는 투구 준비 과정에서 볼을 놓쳐 보크가 된 게 아쉽다"라고 밝혔다. 이승엽은 "찬호 형이 워낙 좋은 볼을 던지더라. 내가 못 쳤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아쉽다. 시즌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다음에 좀 더 잘하겠다. 찬호 형라고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상대팀의 한 선수일 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사상 첫 맞대결을 펼친 박찬호와 이승엽. 사진= 대구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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