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LG 트윈스 박용택(33)의 방망이가 뜨겁다.
박용택은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며 LG를 이끌고 있다. 8일 경기에서도 박용택은 1타수 1안타 2도루로 맹활약했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부터 이어졌던 3경기 연속 멀티히트 기록은 중단됐지만, 볼넷을 4개나 얻어내며 1번 타자 역할을 120% 수행했다.
두산전 이전 .239였던 타율은 어느덧 .310으로 1할 가까이 올랐다. 안타만 많이 친 것이 아니다. 볼넷도 기회가 될 때마다 얻어내며 4할대 출루율(.410)으로 올라섰고, 도루로 상대 내야 전체를 흔들었다. 성공 개수(8개)와 성공률(89%)도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다.
어린이날부터 이어진 LG의 3연승은 꾸준히 출루하며 끊임없이 중심타선에 기회를 제공해 준 박용택의 활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야구에서 가장 득점하기 좋은 방법은 1,2번이 출루하고 3~5번, 크게는 6번 타순까지 해결사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LG가 3연승을 거둔 3경기에서는 이러한 패턴이 자주 나타났다. 박용택이 나가고, 이진영이 불러들였다. 8일 경기에서도 이진영은 4타점을 올렸고, 그 중 2점은 박용택이 홈을 밟았다.
최근의 상승세로 보면 박용택은 타순의 어느 위치에 갖다 놓아도 제 몫을 다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통산 기록에서도 지난 10년간 타율 .293, 연 평균 12.5홈런으로 정교함과 한 방을 모두 갖췄다. 도루는 2개만 추가하면 11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오랜만에 30도루를 돌파할 페이스다. 박용택은 지난 2005년 43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한 이후 30도루 시즌이 없었다.
특유의 빠른 발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올 시즌에는 1번도 박용택에게 잘 어울리는 타순이다. 1번 타자 경험도 없지 않은데다 몸도 가벼워졌다. 지난해 붙박이 지명타자 역할을 위해 몸집을 불렸지만, 올해는 외야 수비를 위해 감량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박용택은 지난 1994년 LG의 우승을 이끈 1번 타자 유지현과 비슷한 페이스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유지현은 94시즌 타율 .305, 15홈런, 51도루로 타선의 선봉장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볼넷도 64개나 얻으며 상대 투수들을 지독히 괴롭혔다.
박용택이 지금의 성적을 유지한다면 타율 .310, 12홈런, 46도루가 가능하다. 볼넷은 75개로 유지현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LG 1번 타자가 3할, 10홈런, 40도루를 동시에 기록한 것은 94년 유지현이 유일하다.
최고의 1번 중 한 명이었던 유지현과 비교된다는 사실 만으로도 박용택의 활약상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팬들도 매 타석마다 터지는 박용택의 불방망이를 용암에 빗대 '용암택'이라는 새 별명을 지어줬다.
이제 박용택의 활약은 더 이상 개인만의 활약이 아니다. LG의 3연승이 보여주듯, 1번 타자가 자주 출루하고 베이스 위에서 휘저어 주면 팀은 승리할 확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박용택의 성적이 94년의 유지현을 닮아갈수록, LG의 가을야구 꿈도 점점 현실에 가까워진다.
[거침 없는 활약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는 박용택(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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