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난주 롯데는 목동과 인천 원정에서 3승 3패를 기록했다. 만족스러운 성적이다. 하지만 3패에 한 선수가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면 그 선수의 심정은 어떨까. 소속팀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불펜의 핵’ 최대성은 지난주 팀의 3패 중 2패를 홀로 가져갔다. 물론 1승도 본인이 가져갔지만 말이다.
더구나 패배를 맞이하는 순간이 좋지 않았다. 지난주 4경기에 등판한 최대성은 3경기서 홈런을 맞았고 팀은 모두 패배했다. 모두 직구를 던지다 허용한 홈런이었다. 동점, 혹은 역전 홈런으로 팀 분위기는 그대로 넘어가고 말았다. 박빙 승부에서 등판하는 불펜 투수들이 허용하는 홈런은 그만큼 더욱 극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8일 부산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최대성의 표정은 전혀 어둡지 않았다. 외야에서 동료 투수들과 여느 때와 다름없이 몸을 풀었고, 기자들에게 큰 목소리로 인사하는 모습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최대성은 “기죽고 그런거 없십니더”라고 특유의 부산 사투리로 시원스럽게 말했다. 그제야 기자들도 안심을 하고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차라리 홈런을 잘 맞았어요. 안타주고 도루 주고 주자를 남기면 다음 투수가 엄청 힘들어져요. 홈런을 맞은 건 아쉽지만, 다음 투수들에게는 부담을 덜 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다행이죠”라고 웃었다.
최대성은 결정적인 피홈런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민호가 볼배합을 잘못한 게 아니라 제가 옳게 던지지 못하다가 맞은 겁니다”라고 말했다. 마침 강민호가 주위를 지나가자 “세계 최고의 포수”라고 치켜세우며 앞으로도 강민호의 리드에 절대적으로 신뢰를 보내겠다는 다짐을 했다.
물론 달라지지 않겠다는 건 아니었다. “직구 하나로 먹고 살았는데, 앞으로도 씩씩하게 던지겠습니다”라고 말한 최대성은 조심스럽게 “아무래도 직구를 좀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변화구를 좀 더 던져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변화구를 잘 던질 수 있을지 물어보니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던질 줄 압니다. 나름 제구력에도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양승호 감독은 “가볍게 던져도 150km가 넘게 나온다. 그런 투수는 흔하지 않다”며 최대성이 앞으로도 공격적인 승부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당초 일부 기자들이 왜 최대성을 마무리로 쓰지 않냐고 물었지만, 대성이는 마무리 감으로는 아직 아니다. 구위는 좋지만, 경험을 많이 쌓지 못했다. 아직은 셋업맨이 낫다”며 최대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최대성은 전형적인 부산 사나이다. “지난 1주일동안 좋은 경험했습니다. 훌훌 털고 오늘 등판 준비하겠습니다”라는 모습에서 남다른 각오와 의지를 알 수 있었다. 양 감독도 경기 막판 박빙승부가 생길 경우 여지없이 최대성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8일 경기서는 롯데가 뒤지고 있어 등판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9일 경기서는 얼마든지 또다시 15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를 만나볼 수 있다. 이런 최대성이 또 다른 돌직구를 주무기로 삼는 삼성 오승환과의 맞대결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피홈런 악몽을 씻어낸 최대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