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대호의 주루 플레이가 화제다.
오릭스 이대호는 8일 고배 홋토모토 필즈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홈 경기서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2안타보다 ‘1득점’이 더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1득점 이후 오릭스 오카다 감독도 기뻐했다고 한다.
▲ 홈스틸? 결승득점일 뿐
이대호는 결론적으로 홈스틸을 하지 않았다. 이대호는 0-2로 뒤진 가운데 5회초 무사 1,3루에서 선발 야마다 히로키에게 중전안타를 때려 1타점을 올렸다. 이어 후속 발디리스가 동점 적시타를 날렸고, 이대호는 2사 3루 상황에 3루 주자로 있었다.
여기서 소프트뱅크 선발 야마다는 가와바타의 타석 때 볼카운트 1S2B 상황에서 4구째에 원바운트 폭투를 범했다. 포수 호소카와 도우루의 오른쪽으로 크게 바운드가 형성됐지만, 호소카와는 오른손타자 가와바타에 가려 볼이 어디로 튀는지 순간적으로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이대호는 득달같이 홈으로 쇄도했고, 호소카와는 뒤늦게 볼을 잡아 홈으로 쇄도하는 이대호에게 태그를 시도했지만, 이대호가 왼쪽으로 살짝 피하면서 홈을 밟는 재치를 선보였다. 폭투가 얼마 튀지 않자 파울 선상 안쪽으로 주루한 이대호의 센스가 돋보였고, 그게 결승점이 됐다.
프로야구규칙 10. 08에는 ‘주자가 안타, 풋아웃, 실책, 포스 아웃, 야수선택, 패스트볼, 폭투, 보크에 의하지 않고 1개 베이스를 갔을 때 도루가 기록된다’라고 돼 있다. 더구나 [주1]에는 ‘홈스틸인 경우 3루주자가 투구 전에 스타트했더라도 폭투 또는 패스트볼의 도움 없이 득점할 수 있었다고 기록원이 판단하였을 경우에 한하여 그 주자에게 도루를 기록한다’라고 돼 있다. 당시 야마다의 투구는 분명한 와일드피치, 즉 폭투였고, 폭투가 아니었을 경우 득점하기는 쉽지 않았다. 더구나 결정적으로 이대호가 투구하기 전 미리 홈으로 스타트를 끊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윤병웅 KBO 기록위원장은 "홈스틸에 관한 규정은 한국과 일본이 같다"라고 전제한 뒤 "일반적으로 폭투와 패스트볼 없이 홈으로 파고들어야 홈스틸을 기록한다. 만약 주자가 미리 스타트를 끊었더라도 폭투나 패스트볼이 섞이면 홈스틸을 주지 않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 이대호, 원래 주루 센스는 좋은 편
그런데 이대호의 주루 센스는 원래 좋은 편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문가의 생각이다. 한 해설위원은 “대호가 발이 느리긴 하지만, 원래 센스는 있는 편이다. 단독 도루는 힘들어도 상대 빈틈에 진루를 할 줄 아는 능력은 있다”라고 말했다. 일전에 수비, 작전 코치로만 10년간 일한 삼성 류중일 감독도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는 건 스타트가 결정적이다. 스타트만 잘하고 상대 수비 움직임만 잘 간파하면 발이 느려도 진루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대호의 득점은 홈스틸은 아니었다. 그러나 홈스틸에 버금가는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였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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