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아니, 여기가 롯데 고등학교야?”
롯데 양승호 감독이 선수들이 자꾸 자신의 눈치를 본다고 웃었다. 양 감독은 10일 부산 삼성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자꾸 내 눈치를 봐. 경기에 잘한 선수는 다음날 내 눈에 띌려고 하고, 좀 못한 선수는 자꾸 내 눈을 피하려고 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수의 경기 출장 여부는 전적으로 감독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감독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3연패했지만, 우리는 아직 2위다. 쫓길 이유가 없다.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플레이를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승준하고 고원준은 전날 잘 던졌으면 십중팔구 그 다음날 내 옆에 딱 붙어서 박수를 치고 난리다”라고 말한 뒤 “강영식이는 8일날 못 던지고 나서 아직도 내 눈을 안 마주친다”라고 말해 기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양 감독은 이어 “여기가 무슨 롯데 고등학교야? 왜 그렇게 경직된 자세로 박수를 쳐?”라며 선수들이 한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경기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감독인 자신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자기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라는 뜻이다.
물론, 승패에 관계없이 양 감독의 눈치를 보지 않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넉살 좋기로 소문난 강민호다. 강민호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양 감독도 내년 시즌 후 계약이 만료된다. 강민호는 이날도 양 감독에게 “감독님과 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라고 충성을 다짐해 또 한번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시즌 첫 3연패를 당한 롯데가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까.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양승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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