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다운 야구를 되찾았다.
삼성이 롯데와의 원정 3연전서 2승 1무로 선전했다. 사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번 3연전을 치르기 직전 롯데는 분명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선발 로테이션도 송승준-사도스키-유먼으로 1~3선발이었다. 더구나 삼성은 송승준과 사도스키에게 전통적으로 강하지 못했다. 처음 만나는 낯선 상대인 유먼도 어려운 존재였다. 또한 지난주 홈 5연전서 2승 3패로 시원치 않은 결과를 얻으며 팀 분위기도 최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4월 20~22일 청주 한화 2연전에 이어 시즌 세번째로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냈다. 3차전서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이만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 채태인 사건 약 됐다
삼성은 지난 주말이 괴로웠다. 채태인이 희대의 수비 실책을 범하자 삼성 팬들은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 있는 욕 없는 욕을 다 쏟아 부으며 선수들과 류중일 감독을 성토했다. 채태인은 주말 내내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이 삼성 선수들의 승부욕을 어느 정도 고취시켰다.
롯데와의 주중 3연전서 삼성은 예전과 달리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타선이 펑펑 터지지 않았지만 호수비가 잇따라 나왔고, 모든 플레이에 응집력이 생겼다. 확실히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자극이 됐다. 삼성 선수들은 3연전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게 삼성 야구 부활의 단초가 됐다
▲ 삼성 고유의 불펜 야구 부활 확인했다
삼성 고유의 불펜 야구가 되살아났다는 것도 환영할 만하다. 삼성 불펜은 주중 3연전서 9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8일 경기서 9회 오승환이 1실점한 이후 무적이었다. 9일 경기서는 권오준-백정현-안지만-오승환이 3이닝 무실점을, 10일 경기서는 권오준-안지만-정현욱-심창민-오승환이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1일 현재 삼성 팀 평균자책점은 드디어 3.87로 3점대에 진입했다.
특히 권오준과 안지만, 정현욱이 부활을 알렸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권오준은 지난 4일 대구 한화전서 1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으나 이후 3경기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안지만도 4월 4경기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출발했지만 5월 4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권오준은 특유의 와일드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각도 큰 변화구가 살아났고, 안지만은 고유의 직구 위력이 되살아났다는 평가다. 이밖에 최근 3경기 연속 실점했던 정현욱도 10일 경기서 모처럼만에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2년차 심창민도 4일 대구 한화전 패전 이후 10일 경기서 경기 막판 1이닝을 잘 막아내며 필승계투조 일원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 남은 건 타선 부활… 그마저도 원래 안고 있던 고민
역시 관건은 타선이다. 삼성은 이번 3연전서 109타수 30안타, 타율 0.275를 기록했다. 0.245의 팀 타율인 걸 감안하면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필요할 때 한 방이 터지는 삼성 고유의 공격이 되살아났다. 8일 경기서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다 9회 들어 최형우, 조영훈, 손주인이 연속 3안타가 터지며 1점을 달아난 건 결정적인 득점이었다. 마무리 오승환이 1실점을 했기 때문에 더더욱 값졌다. 9일 경기서도 3회 2사 후 집중력을 발휘해 선취점을 뽑았고, 5회에도 단타만 5개를 집중하며 2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효율은 떨어졌다. 8일 경기서는 14명의 주자 중 2명이, 9일 경기서는 13명의 주자 중 3명이, 10일 경기서는 17명의 주자 중 2명만 홈을 밟았다. 홈으로 너무 못 불러들인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삼성의 고유 색깔이자, 원래 안고 있었던 고민이었다. 좋은 건 아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제서야 삼성 야구다운 색깔로 돌아왔다고 볼 수 있다. 마운드가 안정되지 못해 고전하던 패턴에서 어느 정도 계산이 되는 야구를 시작한 것이다. 비로소 삼성다운 야구를, 원래 삼성이 안고 있던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 물론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삼성은 만만치 않은 상대인 LG와의 주말 원정 3연전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부활을 알린 권오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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