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올해 상반기만 본다면 충무로 여배우 기근은 이미 옛말이 된 듯 하다.
가장 최근 개봉한 영화 '코리아'의 배두나(33), '은교'의 김고은(21)을 비롯해 '간기남' 박시연(33), '건축학개론'의 한가인(30)과 수지(19), '화차' 김민희(30), '가비' 김소연(32) 등 굵직한 작품들에서 여배우들의 활약상이 돋보였던 봄이었다. 그중 '은교'의 김고은과 '건축학개론' 수지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재발견'이라는 공통분모로 묶인다.
연령대별로도 서른 문턱에 들어선 이들 여배우들은 기존에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 혹은 그 이상의 것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줬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20대 시절 불거졌던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키는데 성공하면서 배우로서 다시 평가받게 됐다.
또 이들 모두가 올해 봄 스크린에 오랜만에 복귀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배두나의 경우, 지난 2006년작 영화 '괴물' 이후 한동안 국내 스크린에서 사라졌었다. 일본 혹은 국내 안방에서 주로 활약해오던 그녀는 '코리아'에서 북한 선수 리분희를 연기했고, 강한 존재감을 뿜어내 '역시 배두나'라는 찬사와 함께 잠시 잊혀졌던 그녀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간기남'의 박시연 역시 결혼 이후 처음 선보이는 이번 작품에서 파격적인 노출연기도 마다하지 않으며 도전을 꾀했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100만 관객을 넘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연기력 면에서도 "신비스러운 팜므파탈 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해냈다"는 평을 얻었다.
'건축학개론'의 한가인도 스크린 나들이는 꽤 오랜만이었다. 지난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여고생으로 등장했던 그녀는 이번 '건축학개론'에서는 서른을 훌쩍 넘은 이혼녀로 등장해 8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을 그녀의 역할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간극만큼의 성장도 보여줬는데, 첫사랑 그녀라는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이혼녀가 가진 복잡한 심리를 디테일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화차' 김민희는 모델 출신에서 TV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 활동하면서 연기력 면에서 많은 뭇매를 맞은 이였다. 그러나 꿋꿋하게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녀는 '화차'에서 극의 가장 중요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선영이라는 인물을 다양한 얼굴로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김민희의, 김민희를 위한, 김민희에 의한 '화차'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가비' 김소연의 경우도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한 이다. 그는 아역스타 시절 찍은 단 한 편의 영화 '체인지'를 제외하면 사실상 '가비'가 스크린 데뷔나 마찬가지였다. 주인공 따냐를 연기하는 김소연은 극중 커피, 러시아어, 승마, 액션 등 연기 외 다양한 것을 소화해냈다. 데뷔 18년차인 그녀는 '가비'가 영화 데뷔인 동시에 첫 사극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도전이 됐던 스크린 나들이에 '지금까지 김소연을 캐스팅 못한 감독들의 직무유기'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이처럼 올해 봄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다양한 여배우들이 그들의 존재감을 뽐냈다. 이들의 뒤를 이어, '내 아내의 모든 것' 임수정, '돈의 맛' 김효진, '후궁' 조여정 등도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초여름에도 이어질 여배우들의 향연이 더 없이 반갑다.
[영화 '코리아'의 배두나-'화차' 김민희-'건축학개론' 한가인-'가비' 김소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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