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감독 “도루는 세이프되면 영웅, 아웃되면 역적”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도루는 세이프되면 영웅이고, 아웃되면 역적이야.”

롯데 양승호 감독이 11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지난 10일 부산 삼성전서 세 차례 뼈아픈 주루 플레이 실수에 대해 유머 감각을 가미한(?) 설명을 해줬다. 양 감독은 “도루는 세이프되면 영웅이고, 아웃되면 역적이야”라면서 “난 올 시즌에 아직 한번도 도루 사인을 내본 적이 없다”라며 이날 김주찬이 두 차례 도루자 처리된 건 벤치의 작전이 아니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도루라는 게 원래 그렇다. 주찬이에게 말을 들었는데, 갑용이가 일어나서 볼을 뺄 것 같이 얘기를 했는데, 안 빼길래 다음에 뛰었더니 곧바로 송구를 하더라”며 6회와 8회 도루자는 김주찬이 진갑용의 노련미에 속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8회 1사 2루에서 3루 도루한 건 정말 모험이었지. 본인이 판단해서 뛴 건데 뭐라고 말은 안 했다”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도루 사인을 내지 않고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뛸 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4회 홍성흔의 주루사를 두고는 약간의 아쉬움을 표했다. “사실 히트 앤드런 사인을 낸 것이다”라고 말하더니 “성흔이도 실수를 한 것이지만, 나도 실수를 했다. 원래 히트 앤드런은 볼카운트 1S 2B에서 많이 시도한다. 나도 볼을 뺀다고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삼성 불펜 투수들이 컨트롤이 좋으니까 그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피치 아웃을 하더라. 내가 미처 그건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따.

일반적으로 히트 앤드 런은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 시도한다. 일단 주자는 뛰고 타자는 최대한 공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스트라이크가 여유 있는 상황에서 시도를 한다. 여기에 양 감독이상대가 볼을 빼는 걸 몰랐다고 말한 건 포수가 피치아웃을 해서 볼카운트가 1S3B가 되는 상황이라면 포수가 쉽게 피치아웃을 유도하지 못하지만, 삼성 불펜 투수들이 대체로 제구력이 좋아 타자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승부가 가능하다는 걸 간과했다는 말이다.

양 감독은 주루사를 범한 홍성흔이나 도루자를 범한 김주찬에게 아무런 질책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평소와 다름 없이 농담을 거는 등 선수들을 최대한 편하게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다소 주춤하지만, 양 감독은 여전히 선수들을 믿고 있는 눈치다.

[전날 작전에 대해 설명하는 양승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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