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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엠넷 ‘엠넷 보이스 코리아’(이하 엠보코)가 ‘폭풍고음’ 손승연을 우승으로 약 3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오디션 초반부터 ‘오디션 끝판왕’이라는 호평을 얻은 ‘엠보코’는 11일 가히 웰메이드 오디션이라는 칭호가 무색하지 않을 결승전을 연출했다. 이후 각종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엠보코’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엠보코’가 3개월 동안 남긴 것을 짚어봤다.
독설·‘악마의 편집’ 없이도 흥한다
애초 ‘엠보코’는 착한 오디션을 내세웠다. 독설과 비판, 자극적인 내용이 없는 오디션을 만들겠다고 했다. ‘보코’ 원산지인 네덜란드에서 판권을 사왔기 때문에 독설 자체가 금지였다. ‘보코’ 규정에 “독설을 하지 말 것”이 들어있다.
코치진은 이를 정확하게 지켜나갔다. 비판보다는 조언을, 독설보다는 칭찬을 했다. 독설이 프로그램의 재미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이를 제외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해칠 수 있었다. 하지만 MC 김진표의 재치 넘치는 진행과 코치진의 진정성 있는 심사평, 참가자들의 오디션을 뛰어넘는 공연은 독설의 빈자리를 가득 메웠다.
신승훈은 “‘엠보코’는 오직 목소리만 추구한다는 약속을 지켰다. 무엇보다 착한 오디션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엠보코’에서는 ‘악마의 편집’이 없었다. 이에 따라 편집에 따른 논란도 없었다. 또 도전자들의 자극적인 발언, 경쟁 속에 발생하는 신경전 등 자극적인 요소들을 배제했다. 그저 목소리로만 승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점차 참가자들의 인원이 줄어들면서 그들에 대한 스토리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무대의 차이를 뛰어넘을 스토리는 없었다. 20세의 큰 굴곡 없는 인생의 손승연이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목소리로만 승부’했기 때문이다.
‘엠보코’는 참가자들의 색깔이 다양했다. ‘4차원 보컬’ 우혜미는 방송 내내 특이한 언행으로 웃음을 안겨줬다. 더욱이 그의 무대 역시 독특했다. 특히 그가 11일 밤 열린 파이널에서 보여준 ‘필승’ 무대는 그간 오디션에서 볼 수 없었던, 오디션 무대의 지평을 연 새로운 무대였다.
이외에도 ‘엠보코 신데렐라’ 배근석, 가끔 남자화장실이 더 편하다는 신초이, 우아한 공주 이윤경, 감정을 폭발시킨 하예나, ‘미사리 전인권’ 지세희, ‘그루브의 여왕’ 유성은, 가면을 썼던 가수 강미진 등은 그동안 오디션에서 발견되지 못했던 색깔 넘치는 참가자들이다.
이들은 블라인드 오디션, 배틀라운드 때부터 프로 못지 않은 무대로 시청자들과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신승훈이 웰메이드 오디션이라고 자부한 점은 다양한 색깔의 참가자들의 등장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엠보코’는 스타들의 능력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됐다. 먼저 MC 김진표는 길, 백지영, 강타, 신승훈에게 대답하기 곤란할 수 있는 질문들로 ‘엠보코’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그는 “두 사람의 음원 중 어떤 분의 음원을 다운받겠냐” “21세 혁수씨와 33세 혁민씨의 사랑 고백이었다. 어떤 고백이 더 와 닿았냐”는 등의 질문과 매끄러운 진행, 유행어로 만든 “광고 한 번 보시죠”로 재미와 진행,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 배틀라운드 때 잠시 참여한 정인의 예능감도 ‘엠보코’를 통해 발견됐다. 정인은 “흑주술을 부린다” “마음이 꽁냥꽁냥 꼬르냥냥 한다” “노래가 나를 나만나마마마 하게 만든다”는 등의 심사평으로 독설이 없는 ‘엠보코’의 약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엠보코’ 이후 MBC ‘나는 가수다2’, 엠넷 ‘볼륨텐’에 투입되며 맹활약하고 있다.
비호감 이미지였던 길도 ‘엠보코’를 통해 진정성 있는 음악인으로 평가 받았다. 특히 결승전에서 하예나로부터 꽃을 받고 눈물을 쏟아냈던 그는 그간 가지고 있던 ‘이간길’ 이미지에서 ‘착한 선생님’으로 변모시켰다.
[손승연-우혜미-유성은-지세희(맨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엠보코' 코치 길-백지영-신승훈-강타(왼쪽부터), MC 김진표. 사진 = 엠넷 제공]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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