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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배현진 MBC 아나운서가 11일 파업을 접고 방송에 복귀한 가운데 동료 아나운서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서인 아나운서는 "가진 힘을 모두 써가며 마친 일일주점 탓인지 홀연히 떠나버린 동료 탓인지 아니면 그저 황량해진 내 심신 탓인지 몸살 감기에 기침이 잦아들지가 않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래도 제겐 김나진 아나운서 같은 동기가 있어서 또 웃습니다"라며 김나진 아나운서와 함께 찍은 셀카를 올렸다.
박경추 아나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몇 몇 아나운서의 방송 복귀를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그 친구들의 성향과 그간의 행태는 아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놀랍지 않다는 것을 이제서야 밝힙니다. 저희 단단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어제 5월 11일은 두고두고 오랫동안 기억할 날. 당신의 선택…후회가 되지 않는다면…두고두고 후회하리라"라고 적었다.
박 아나운서가 '오랫동안 기억할 날'이라고 적은 11일은 MBC 아나운서인 배현진 아나운서가 파업중인 노조를 떠나 방송 복귀를 선언한 날이다. 이 같은 박 아나운서의 발언은 배 아나운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재직하다 지난해 기자로 업종을 전환한 전종환 기자는 "파업을 접는 배현진 앵커의 변을 보고 처음엔 화가 나다 다시 보고는 피식 웃음이 났다. 그녀의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웠다, 처음으로 '선택'을 한다, 등의 문장들이 그랬다. 그녀는 애당초 앵커자리를 비우고 싶은 마음이 없던 거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앵커자리를 놓고 싶지 않던 그녀의 마음은 이 문장에서 그 절정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만 보고 가겠다.' 방송쟁이에게는 신에 버금가는 권위를 갖는 시청자의 권위에 안겨 앵커석으로 향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커밍아웃의 후련함마저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아쉬운 문장도 있다. '사실과 진실의 촘촘한 경계'라는 수사학적 발언은 화려한 언어로 본인의 명분을 쌓고자 함이 느껴져 못내 아쉽다. 어쨌든 파업은 개개인의 싸움이니 그녀의 선택을 무조건 존중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 기자는 "내가 파업을 접는다면 어떻게 말할까 잠시 고민해본다. 좀 더 세련된 언어가 없을라나 고민하다 아무 말이 필요없겠다 싶은 건 이미 행동 자체가 수 많은 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 거다. 잠이나 자자"고 마무리했다.
김완태 아나운서도 입을 열었다. 김 아나운서는 "마지막까지 뒤통수를 치는구나. 혹시나 혹시나 하고 믿었던 우리가 순진하고 바보였던건가"라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앞서 지난 8일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가 방송에 복귀했다. 이어 11일 배 아나운서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보도 제작 거부로 자연스레 파업에 동참하게 된 이후 동료들의 뜻을 존중했고, 노조원으로서의 책임도 있었기에 그간 지켜 봐 왔다.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진실과 사실 사이의 촘촘한 경계를 오가며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방송에 복귀했다.
또 그는 "그렇게 100여일이나 흘렀다. 처음으로 제 거취에 대한 선택을 한다. 더 이상은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적어도 뉴스 앵커로서 시청자 이외의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 저는 오늘 제 일터로 돌아갑니다"라고 덧붙였다.
[박경추 아나운서, 전종환 기자, 배현진 아나운서, 서인 아나운서-김나진 아나운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MBC 제공, 전종환 기자 미니홈피, 서인 아나운서 트위터]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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