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선발 앤서니 르루(30)는 부진하다. 12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도 선발로 등판해 6이닝을 던졌지만 두산 이원석에게 만루홈런을 맞는 등 8피안타 7실점(5자책)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3패째이며, 5자책으로 평균자책점은 6.42까지 치솟았다.
앤서니가 선발로 좋은 투구내용을 보이며 퀄리티 스타트(QS)를 해낸 것은 단 한 차례 뿐이다. 나머지 5번의 선발 경기에서는 모두 6이닝 이하를 던지면서 자책점은 4점 이상 내줬다. 외국인 선수로서는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이다.
구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12일 경기에서도 최고 구속은 148km을 기록했고,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지만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등 변화구 레퍼토리도 단조롭지 않다. 다만 미흡한 템포 조절이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앤서니의 가장 큰 문제는 집중타를 맞는다는 것이다. 12일 경기를 통해 살펴보면, 1회에 2사 후 이원석의 만루홈런까지 4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4점을 줬고, 2회에도 김선빈의 실책에 이어 2타자 연속 안타를 내준 뒤 내야 땅볼로 3실점(1자책)했다.
부진했던 나머지 5번의 선발 등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잘 던지다가도 한 순간에 무너지며 좋은 흐름을 망치기도 했다. 4점 이상을 주는 투수가 네 이닝에 걸쳐 1점씩 내주는 일은 거의 없다. 결국 한 경기에 최소 한 번은 한 이닝에 2~3점 이상을 내주고 있다는 것이 쉽게 드러난다.
이러한 현상은 앤서니의 투구 습관과 관련이 있다. 앤서니는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을 지녔지만, 마운드 위에서는 다소 흥분하는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선동열 감독도 앤서니에 대해 "불같은 성격이다. 한 번 흥분하면 잡자마자 바로 던진다"이라고 한 적이 있을 정도다.
선 감독이 말한 '불같은 성격'이란, 앤서니의 급한 투구 간격을 말한 것이다. 연속으로 안타를 맞았다거나, 안타가 아니더라도 배트에 공이 맞는 타이밍이 일정해진다고 생각하면 한 번쯤 견제나 타임 등으로 흐름을 끊어 가거나 볼배합을 바꾸는 등의 변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앤서니는 자신의 공이 맞아 나가는 것을 보면 더욱 강한 공으로 다음 타자를 상대하려는 습관이 있다. 이날 양 팀이 만루홈런을 주고 받는 등 15점을 뽑으면서도 2시간 49분 만에 경기가 끝날 수 있었던 것은 쉬지 않고 던지는 앤서니의 영향도 상당부분 있다. 마운드 위에서는 투사 같은 모습도 필요하지만, 냉철함은 더 중요하다. 때로는 2,3번 연속으로 견제를 하면서라도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KIA 앤서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