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봉중근이 LG의 진짜 마무리 투수가 되고 있다.
LG 봉중근은 12일 잠실 삼성전서 2-0으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세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이날 그가 세이브 상황에 나와서 첫 실점을 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봉중근은 4월 24일 잠실 넥센전서 1실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경기는 세이브 상황에 등판한 게 아니었다. 봉중근은 지난 1일 잠실 한화전, 5일 잠실 두산전에 이어 이날 올 시즌 고작 세번째로 마무리 상황에 나왔다. 그리고 이날 가장 마무리다운 스릴을 느꼈다.
봉중근은 선두타자 정형식에게 안타를 내줬고 견제구가 뒤로 빠져 2루로 보내줬다. 여기서 김상수와 박한이에게 연이어 2루 땅볼을 허용해 1실점했다. 세이브 상황에서의 첫 실점. 하지만, 2점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1점을 주더라도 아웃카운트를 잡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였다. 점수는 2-0이 아닌 2-1. 마무리에게 2점과 1점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더구나 타석에는 국내 최고 타자 이승엽. 우전안타를 내줬다. 흔들렸다. 박석민에게 볼넷, 대타 채태인에게 사구를 내줬다. 마무리에게 가장 좋지 않은 게 주자를 모으는 것이다. 봉중근은 안타도 아니라 공짜 출루로 흐름을 상대에 넘겨줬다. 1점 앞선 상황에서, 분명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다. 박석민에게 3B0S까지 갔고, 채태인에게도 초구 볼을 던진 뒤 풀카운트에서 몸을 맞히고 말았다.
그렇게 극적으로 2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오히려 이때 침착해졌다. 배영섭에게 과감한 몸쪽 승부를 하며 0B2S를 만든 것이다. 여기서도 한번 논란이 일어났다. 1B2S에서 4구째가 배영섭의 배트를 맞고 그라운드에 닿았는지, 그냥 헛스윙인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결국 심판원들의 합의 하에 파울이 선언됐고, 그 과정에서 몇분이 흘렀다. 이때 양팀의 흥분은 최고점을 향했다. 마운드에 홀로 서 있는 봉중근도 그랬을 것이다. 배영섭은 결국, 경기가 재개된 뒤 5구째에 3루 땅볼을 쳤고, 3루에서 박석민이 포스아웃됐다. 그렇게 봉중근은 진땀 세이브를 챙겼다.
봉중근에게 어려운 승부였다. 무려 7타자를 상대로 2피안타 2사사구를 내준 것이다. 7타자는, 팔꿈치 수술 및 재활 복귀 후 가장 많은 타자를 상대한 것이었다. 그렇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한 게 눈에 띈다. 일전에 타구단의 한 투수코치는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하더라. 그러면 된 것”이라며 몸에 맞는 볼이나 제구가 되지 않아 통타를 당할 수 있다는 압박을 이겨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마무리 자질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봉중근은 이날 불안한 피칭을 했다. 하지만, 모든 마무리 투수가 매 경기 안타와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완벽한 마무리를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봉중근에게도, 이런 날 저런 날 중의 하루였다. 더구나 세이브 상황에서 1점을 주고 흔들렸지만, 스스로 평상심을 찾았다는 게 더욱 고무적이었다. 중간에 심판원의 판정 논란 탓에 투구 리듬이 흔들릴 법도 했지만, 그마저도 이겨냈다.
봉중근은 아직 김기태 감독으로부터 LG의 주전 마무리로 확답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정황상 주전 마무리가 되고 있다. 어쩌면 이런 상황이 봉중근에게 부담이 없다. 그렇다면, 이런저런 상황을 많이 경험해보는 게 중요하다. 비록 눈앞의 1승이 걸린 경기라 LG 입장에서는 피가 말리겠지만, 봉중근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세이브 상황에서 1점을 내준 뒤 대처하는 방법,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을 때와 만루를 극복하는 방법 등에 대해 이 경기를 통해 느꼈을 것이다.
이미 봉중근의 마무리에 대한 애착과 자질은 충분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제 세 경기째 마무리다운 마무리를 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보다,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중요하고, 한 장면 한 장면이 모여, 마무리 봉중근과, 마무리를 보유한 LG 미래의 한 페이지가 만들어질 것이다. 봉중근의 세이브 상황에서의 첫 실점, 그리고 압박감. 그것은 그가 LG 진짜 마무리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진정한 마무리가 돼가는 봉중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