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배영섭은 최근 우울하다. 시즌 초반 지독한 타격 난조를 겪다 겨우 타격감이 살아오르자 지난주말 한화와의 경기서 손목 부상을 입어 주춤했고, 그 사이 우투좌타 외야수 정형식이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공백을 100% 메웠기 때문이다. 톱타자도 김상수에게 빼앗겼다.
하지만, 배영섭은 6~7번 타순에서 절치부심했고, 드디어 13일 잠실 LG전서 선발 톱타자 및 중견수로 출장했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했을 때의 포지션과 타순으로 돌아간 것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톱타자가 부담스러웠을까. 이날 타격에서는 5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썩 좋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그러나 죽으라는 법은 없다. 수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펼치며 삼성의 승리를 간접적으로 도왔다.
삼성은 0-2로 뒤지던 7회초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대의 실책이 2개나 섞여 있었다. 1사 후 김상수가 안타를 치고 나간뒤 배영섭의 유격수 방면 타구가 LG 오지환의 실책으로 연결 돼 타자주자와 선행주자가 모두 세이프가 된 것이다. 여기서 대타 진갑용의 동점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진갑용은 LG 외야수들이 다른 주자를 수비하는 사이 3루까지 향했다.
이어 이승엽이 친 1루방면 강습 타구는 LG 1루수 최동수가 무난하게 잡았지만, 정작 1루 베이스를 터치하지 않고 어정쩡한 타이밍에 홈으로 던졌다. 그러나 진갑용은 이미 홈을 밟은 상태였다. 또 다시 실책으로 역전 점수가 기록된 것이다.
삼성은 결국 상대 실책 덕을 봤다. 하지만, 돌아선 7회말 수비에서 1사 1루 위기를 맞았다. LG는 1루주자를 양영동으로 교체하며 동점에 대한 의욕을 불살랐다. 여기서 후속 김일경이 볼카운트 2S2B에서 친 타구가 좌중간으로 향했다. 누가 봐도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가 되는 듯했지만, 삼성 중견수 배영섭이 몸을 날리면서 슬라이딩을 했고, 멋지게 걷어냈다. 양영동은 당연히 안타가 되는 줄 알고 2루로 스타트를 끊었고, 뒤늦게 귀루해봤지만 1루에서 주루사하고 말았다. 이른바 더블아웃을 만든 ‘더 캐치’인 셈이다.
삼성은 LG 수비 실책 덕분에 역전에 성공했지만, 삼성은 수비에서 집중력을 선보이며 LG에 동점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9회말에도 무사 1,3루 위기에서 최동수의 3루 땅볼 때 정성훈을 협살로 잡아내는 등 수비에서 재미를 봤다. 어쨌든 7회말 배영섭이 팀 승리에 결정적인 한 건을 해냈다. 삼성을 구한 배영섭의 7회말 ‘더 캐치’,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결정적인 수비를 해낸 배영섭(자료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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