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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방송인 주병진이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MBC 예능프로그램 '주병진의 토크콘서트'(이하 '주토콘')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결국 옛 인기에 편승했다.
주병진이 12년 만에 방송으로 컴백한다는 소식에 원조 국민 MC라는 수식어가 그를 대신하며 화려한 재기를 예고했다.
하지만 '주토콘' 출범 후 약 6개월간 프로그램을 대표할 이렇다 할 개성과 성과를 내지 못하자 주병진과 제작진은 여러 시도 끝에 결국 '추억의 콤비' 노사연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컴백과 동시에 집중 조명받은 주병진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지난해 12월 '주토콘'이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빠르게 빛을 잃어갔다. 일단 객관적인 지표라 할 수 있는 시청률에서 한자릿수 저조한 시청률을 이어갔고, 반등을 꿈꾸며 시도한 잦은 변화에도 '주토콘'만의 색깔 찾기는 실패로 돌아가 실망만 키웠다.
'주토콘'의 시작을 앞두고 주병진은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시청자들이 듣고자 하는 이야기를 예의 바르게 발췌해내고 싶다. 선진적인 토크쇼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의지가 그대로 담긴 '주토콘'은 초반 '예의 있는 토크쇼'를 표방하며 포문을 열었다. 당시 예의 없이 게스트를 압박하며 인기를 누리던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와 상반된 느낌으로 주병진 식 토크쇼가 탄생하나 싶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배려 넘친 진행은 연예인은 물론 사회 각층의 인사 등 다양한 게스트들 초대했음에도 불구, 그들의 색다른 에피소드를 발굴하지 못했다.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주토콘'은 정적인 스튜디오를 과감히 벗어나 시민과 인터뷰를 나누고, 한나라당 비대위원 이준석을 초대해 보란 듯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주병진은 섬에서 서울대에 간 소녀를 만나러 가는 등 활동 범위를 넓혔고, 카라 강지영 티아라 지연 등을 초대한 한류 아이돌 특집에서는 그룹 포미닛 멤버 현아와 비스트 현승의 유닛 트러블메이커를 재현한 섹시 댄스를 선보이며 오락적 요소까지 가미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최근엔 배철수 구창모 최백호를 비롯해 이경실 노사연 이휘재까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지난날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세시봉 효과'를 기대하기도 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변화를 시도한 '주토콘'은 시민과 함께하는 '붉은 소파' 각종 분야의 명사를 초대해 인터뷰 형식으로 꾸며진 '핫 피플' 코너들을 포함해 청중 300명, 패널로 참여했던 최현정 아나운서, 장동민 사유리 이병진 등 '주토콘'을 함께한 많은 것들을 잃어가며 변화를 거듭했지만, '주토콘' 색깔은 오히려 더 희미해졌다.
'주병진의 토크콘서트' 제작관계자는 11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 10일 주병진과 노사연이 함께 MC로 나서 '주토콘' 녹화를 마쳤다. 당분간은 주병진 노사연 2MC 체제로 간다"고 밝히며 주병진 단독 MC에서 노사연과 함께하는 2MC 체제로 변화를 줬음을 인정했다.
노사연과 주병진은 MBC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호흡을 맞추며 '일밤'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만큼 일단 두 사람의 재회소식은 반가움을 안겼다.
물론 어쩌면 대중에게 호응없던 '주토콘' 반등을 위해 노사연은 초반부터 가장 쉬운 해결책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병진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방송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할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아낄 것이다"고 애정을 드러낸 것처럼, 12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으로 돌아 온 그에게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고 싶은 욕심은 존재했을 것이다.
새로운 방송 스타일 구축을 염두에 둔 그의 고민과 자신만의 색다른 방송 패러다임을 꿈꿨을 주병진의 포부가 잠잠한 시청률로 인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한 때 주말예능에서 명성을 떨쳤던 '일밤'의 전설적인 MC가 아닌 '주토콘'으로 새롭게 거듭날 주병진을 꿈꿨을 그가 결국 타개책으로 과거 콤비 노사연을 다시 찾았다. 과거의 명성을 담보로 재기를 바랄 두 사람의 20년 만의 재회가 반갑지만 씁쓸한 이유다.
['주병진의 토크콘서트' MC로 재회한 주병진(왼쪽)과 노사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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