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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 불펜 투수들의 피로감이 엿보인다.
5월 들어 4승 1무 7패를 기록 중인 롯데의 5월 팀 평균자책점은 4.40이다. 4월 3.97에 비해 올라갔다. 역시 원인은 불펜이다. 4월 롯데 불펜은 5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06,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1에 4승 1패 10홀드 5세이브로 선전했다. 양승호 감독의 한 박자 빠른 불펜 운용도 주효했고, 마무리 김사율과 셋업맨 최대성, 김성배, 롱릴리프 김수완, 이용훈, 원포인트 이명우, 강영식이 각각 개인 성적은 판이했지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맛이 있었다.
하지만, 5월 들어서는 다르다. 우선 34⅓이닝을 던져 불펜 평균자책점이 5.77로 4월에 비해 확 치솟았다. WHIP도 1.69다. 둘다 5월 리그 최하위다. 4월 롯데 불펜은 경기당 3⅔이닝을 소화했지만, 5월 들어서는 3이닝을 조금 못 미치는 정도로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타선이 시원스럽게 터지지 않아 박빙승부가 늘어나면서 불펜 투수들의 불펜 대기 빈도는 높아지고 있다. 피로가 조금씩 쌓이면서 실점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4월에 롯데 불펜 운용이 원활하게 이뤄졌던 이유는 선발 투수들의 긴 이닝소화와 함께 타선 폭발로 점수차가 벌어져 불펜이 대거 투입될 필요가 없었던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3연전을 치르면서 1경기 정도는 선발 싸움에서 점수 차가 벌어지는 경기가 나와야 불펜 운용에는 도움이 된다. 제 아무리 강한 불펜도 3~4경기 연속 등판 및 대기는 쉽지 않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모든 투수가 대기하는 건 아니지만, 대기하지 않은 투수가 혹시 모를 긴장감을 갖는 것만으로도 체력적으로 좋을 건 없다.
그간 롯데는 이런 점에서 유리했다. 타선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감을 잡을 경우 1경기서 5점 이상 뽑는 건 식은 죽 먹기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선발투수의 컨디션이 좋을 경우 자연히 불펜 휴식이 가능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롯데 타선의 힘은 뚝 떨어져있다. 그래서인지 5월 롯데가 치른 12경기서 3점차 이상으로 벌어진 경기가 단 3경기 뿐이다. 그야말로 매 경기 불펜이 풀가동된다. 지난 10일 부산 삼성전서는 2-2 무승부 경기에 투수가 8명이나 동원됐고, 9-15로 패배한 11일 청주 한화전서도 불펜 총력전을 하다가 뒤집어졌기에 불펜 내상은 상당했다.
4월 불펜의 중심 역할을 해주던 최대성은 5월 7경기서 평균자책점 11.12, 이명우도 8경기서 11.57로 부진하다. 팀이 5월 12경기를 치렀는데 7~8경기에 나섰으니 체력적으로 치칠 법도 하다. 그러나 김성배가 8경기서 평균자책점 3.00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고, 이재곤도 6경기서 평균자책점 3.86으로 호조인 게 위안거리다.
결국 아직 들쭉날쭉한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이승호의 구위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복귀 시점을 6월 이후로 잡고 있는 정대현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롯데 불펜의 과부하가 풀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승호는 다목적 카드로 활용될 수 있고 정대현은 재활만 성공적으로 치를 경우 불펜에서 어떻게든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타선이 적절히 터지고 선발진이 이닝을 더 소화하면서 불펜 투수들의 피로를 막을 필요가 있다. 롯데 불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롯데 불펜의 핵 최대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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