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배)영섭이 형과 내가 서로 잘 됐으면 좋겠다.”
경북고를 졸업한 류중일 감독의 직계 후배인 삼성 김상수도 어느덧 고졸 4년차가 됐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로 나섰으니 이제 풀타임 3년차다. 그 사이 김상수는 몸도, 마음도 부쩍 성장했다. 김상수는 올 시즌 삼성이 치른 28경기에 모두 출장해 90타수 22안타 타율 0.244, 2홈런 9타점 10도루(3위)에 단 1실책만을 범하며 철벽 수비를 펼치고 있다.
▲ 뭣도 모르고 시작한 주전, 이제는 생각하는 야구
김상수는 2009년 입단하자마자 주전 톱타자 자리를 꿰찼다. 당시 선동열 전임 감독은 김상수를 2루수와 톱타자로 시즌 초반 줄기차게 기용했다. 1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김상수는 “뭣 모르고 시작한 톱타자였다. 그땐 여유도 없었고, 잘하려는 마음만 앞섰다”라고 피식 웃었다. 너무 용을 썼던 탓일까. 그해 6월 A형 간염으로 1개월간 결장했고, 이후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97경기에 나오며 많은 것을 배운 한해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2010년부터 박진만을 밀어내고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와 9번타자로 자리를 잡았고,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에는 타격능력이 부쩍 성장하며 타율 0.278 2홈런 47타점 53득점 29도루로 호타준족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 시즌에는 4월 타율 0.250에서 5월 들어 0.237로 다소 주춤하지만, 오히려 “타격감은 좋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려고 생각한다”라고 의젓한 발언을 했다. 배영섭이 지난해 톱타자로 우뚝 섰지만, 올 시즌 부진과 부상으로 김상수는 요즘 톱타자와 9번타순을 오가고 있다.
▲ 팀 플레이어 김상수, 톱타자 욕심 있다
“톱타자는 확실히 타격 기회가 자주 돌아온다. 톱타자가 출루하면 우리팀 2~5번 타자들의 능력이 뛰어나니까 득점력이 높아진다”는 김상수다. 4년전에 뭣 모르고 시작한 톱타자였지만, 이제는 팀 공격을 위해 볼을 하나라도 더 보려고 하고, 자주 타격 기회가 돌아오기에 준비도 철저하게 한다. 배영섭이 부진하자 4월 중순 톱타자로 올라온 김상수는 삼성 공격의 돌격대장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했다. 올 시즌 톱타자로 17경기에 나선 김상수는 타율은 0.230이지만, 출루율은 0.382로 수준급이다. 볼넷도 12개이고 득점은 16개를 해냈다.
그런 김상수는 9번타자로서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오히려 9번타자가 잘 치면 투수입장에서는 피곤하다. 그럴수록 볼 하나라도 더 보고 출루율에 신경을 쓰고 있다. 9번타자가 자주 출루하면 상위타선에서 득점 기회는 더 많아지는 것 같다”는 게 김상수의 말이다. 맞는 말이다. 9번타자의 타율과 출루율이 좋을 경우 상위타순과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면서 득점기회의 호기가 찾아오곤 한다. “팀 득점과 승리를 위해서 뛴다”는 김상수는 철저한 팀 플레이어다. 9번타순에서 11경기에 나선 김상수는 타율 0.276, 출루율 0.371에 볼넷이 4개, 득점도 2개다. 상대적으로 타율은 톱타자보다 좋다. 부담없는 타격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상수는 “영섭이 형이 톱타자 역할을 잘하니까 나는 9번 타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조금씩 여유도 생기고 공도 보이기 시작한다. 영섭이 형도 톱타자로 잘 됐으면 좋겠고, 나도 더 많이 노력하겠다”라고 다부지게 답했지만, 이내 “솔직히 톱타자가 욕심이 나긴 한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일단 이 인터뷰를 마친 뒤 13일 잠실 LG전서는 배영섭이 톱타자로 올라왔다.
4년차가 된 김상수는 공수주에서 점점 농익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진정한 팀 플레이어가 되려고 하고 있고, 기회가 되면 붙박이 톱타자를 차지하고 싶다는 당찬 신세대 유격수다. 올 시즌에는 수비 안정감도 부쩍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 공격돌격대장 김상수의 향후 행보를 두고 볼 일이다.
[삼성 내야 수비의 핵 김상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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