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임상수 감독의 신작 '돈의 맛'은 그의 전작 '하녀'로부터 출발했다.
영화는 나미(김효진)의 "어릴 때 눈 앞에서 불타 죽은 하녀 생각을 많이 했다"는 대사처럼, '하녀'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가 곳곳에 등장한다. 백금옥(윤여정)과 나미가 집에서 함께 보는 영화도 '하녀'이니,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대놓고 드러내놓는다. 임상수 감독 스스로도 언론시사회 이후 "'하녀'를 찍고 나서 미진한 느낌이 들어 또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결과로 봤을 때, '돈의 맛'은 '하녀'보다 한층 발전된 재벌 이야기다. 칸 집행위원장이 극찬한 미장센은 전작에 비해 훨씬 세련된 느낌이다. 한 컷 한 컷 버릴 것 없는 그림같은 구도들이며 여러차례 등장하는 인물들 주변을 둘러싸는 카메라 회전은 서로 다른 욕망으로 뒤얽힌 이들의 관계를 암시한다.
영화를 관통하는 커다란 메시지는 '하녀'와 동일하다. 있는 자들이 없는 자들을 대하는 모욕적인 방식을 드러내놓음으로써 고민하게끔 만든다. 그러나 주인공 영작(김강우)의 감정표현이 전작 은이(전도연)의 그것에 비해 친절해져 이입하기가 용이해졌다.
['돈의 맛' 스틸컷. 사진=시너지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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