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영민이 넥센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굴러 들어온 돌이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넥센 우완 김영민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부산 롯데전서 7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임시 선발 로테이션에 가담한 우완투수가 완전히 자신의 자리 하나를 만들 조짐이다.
넥센은 현재 브랜든 나이트, 앤디 벤헤켄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가 없다. 심수창은 끝없는 부진 속 2군에 내려간 상황이고, 문성현도 왼쪽 늑골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4월에 부진한 강윤구가 최근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넥센이 오는 18일 목동 삼성전서 김병현의 선발 등판을 지시한 것도 이처럼 선발진 사정이 약화된 탓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넥센은 지난 10일 목동 LG전서 김영민을 대체 선발로 투입했었다. 사실 모험이었다. 김영민은 2006년 현대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강속구 투수로 각광을 받았으나 2010년 1월에는 왼쪽 다리를 다쳐 십자인대의 부상을 당했다. 당시 김시진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선발 10승감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자기 관리 부족으로 벌금과 함께 음지에서 재활을 해야 했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선발 투수로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번번히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미끄러졌고, 시즌 끝까지 1군에 자신의 자리를 잡지 못했다. 내측 인대 부상도 겹쳤다. 이에 올 시즌에는 아예 강윤구, 문성현, 심수창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하지만 올 시즌 불펜으로 꾸준히 기용되며 6경기서 평균자책점 2.16으로 호조를 보였고, 지난 10일 첫 선발 등판서 7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2011년 6월 16일 잠실 두산전 이후 329일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16일 부산 롯데전에 당당히 선발 투수로 또 한번 기회를 얻었다.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김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거의 매 이닝 안타를 맞았지만, 고비마다 위기관리능력이 발동했다. 1회 1사 1루에서 손아섭에게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5점을 내주고 돌아선 2회말 수비에서도 무사 2루 위기에서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3회말에도 무사 1,2루 위기에서 조성환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5회말에도 1사 2루 위기에서 후속 타자들을 막아냈다.
심지어 6회말에도 1사 1루, 7회말에는 무사 1,2루에서도 실점하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 투구 인터벌을 달리 가져갔고, 적절하게 변화구를 섞으며 롯데 타선의 범타 및 삼진을 유도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투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넥센은 임시선발로 나선 김영민의 2경기 연속 호투로 선발진이 한층 힘을 받게 됐다. 타선의 응집력을 확인한 것 이상의 수확이었다. 지금 상태가 지속된다면 정식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임시선발로 2연승을 거둔 김영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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