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백윤식(65)은 언제나 최상의 연기, 최고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배우다. '돈의 맛'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또 다른 최상의 것이 추가됐다.
영화에서 백윤식이 연기하는 윤회장이라는 인물이 시사하는 바는 꽤 크다. 주인공 주영작(김강우)이 롤모델처럼 여겼던 그의 쓸쓸한 말로는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통한다. 동시에 비주얼적으로도 큰 충격을 안겨준다.
'그때 그 사람들'(2004) 이후 다시 한 번 임상수 감독과 의기투합한 백윤식은 '돈의 맛'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돈의 맛'은 그가 데뷔 이후 첫 정사신까지 소화해야할 정도로 쉬운 작품은 아니었지만, 의미있는 결과로 보상이 됐다. 칸 진출 뿐 아니라, 윤회장은 배우로서 꼭 연기해보고픈 배역 임은 분명하니 말이다. 게다가 임상수 감독은 윤회장만큼은 꼭 백윤식과 같이 작업을 하고 싶어했다. 1년전부터 백윤식에게 윤회장 역을 맡아달라고 러브콜을 보내, 다른 스케줄과 겹치지않도록 만전을 기했다. 흔히들 말하는 선택되는 직업인 배우로서 열렬한 러브콜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배우란 항상 변화되는 캐릭터를 갈구하고 추구하는 것인데 임상수 감독님 같은 사람은 그런 배역을 만들어 접근해오니 좋죠. 정사신이 편하지는 않지만 작품 전체를 안고 보고 또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니까요. 또 나를 캐스팅할 때 임 감독 나름의 자신감과 나라는 배우를 어떻게 용해시킬지를 다 생각해놓으니, 그는 사적으로도 나라는 사람이 어떻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감독이니까."
기획단계에 이미 '돈의 맛'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는 그는 "참 잘 썼더라고요. 재미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회성, 임상수 감독의 특기죠. 나는 다음부터는 사회적인 면을 배제시키고도 큰 작품을 할 수 있으니 뭘 좀 건드리지 말라고 이야기도 했는데, 이번 작품도 예외없이 임상수 감독의 특기가 드러나있어요. 마치 어떤 사명감을 갖고 사는 사람 마냥"이라며 웃었다.
칸 집행위원장이 극찬했다는 임상수 감독의 미장센에는 아낌없는 칭찬도 보탰다. "그건 임상수한테 기본이지. 클래식하다고 말했던데 동시에 모던하기도 하지. 그런 좋은 화면들은 '그때 그 사람들'에서도 많았어요."
'그때 그 사람들'도 과거 칸 감독주간에 초청되긴 했지만, 당시에는 스케줄 문제로 동행하지 못했다는 백윤식에게 이번 칸 행은 처음이다. 의상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의상은 뭐 스타일리스트가 알아서. 내츄럴하게 자연스럽게 이래야 되지 않겠어요. 뭘 짜가지고 가면 시위하는 것 같으니까"라고 무심하게 답했다. 화려한 의상이 도리어 자연스러운 그에게 어울리는 답이었다.
또 한 번의 '베스트'를 보여준 그는 생애 첫 칸에서 어떤 성적을 안고 돌아올까.
[백윤식. 사진=유진형 기자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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