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디어 김병현이 선발로 나선다.
넥센 김병현이 18일 목동 삼성전서 한국 데뷔 후 첫 선발 등판한다. 사실 이른 선발 등판이다. 시범경기서부터 등판하기 시작해 개막 이후 2군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지만, 1군 등판은 지난 8일 목동 LG전 1경기뿐이었다. 당시 김병현은 2-7로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에 등판해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에 그쳤다. 애당초 넥센은 김병현을 몇 차례 더 점수 차가 나는 상황에 등판시킬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선발진에서 문성현과 심수창의 연이은 이탈로 대체자가 필요해 김병현을 전격 선발 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선발로 뛸 것이라면 빨리 부딪쳐보자는 의미다.
▲ 삼성 왼손타자들 잡아라
김병현과 같은 옆구리 투수는 왼손타자에게 약하기 마련이다. 김병현도 메이저리그 시절 오른손타자에게 피안타율이 0.221이었지만, 왼손타자에게는 0.274였다. 시범경기와 2군경기서도 대체로 왼손타자들에게 고전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8일 경기서도 3피안타 중 2피안타가 이대형, 양영동과 같은 왼손타자들에게 내준 것이었다.
때마침 이날 선발 등판 상대인 삼성 타선도 왼손타자가 즐비한 대표적인 팀이다. 현재 삼성은 박한이, 정형식, 이승엽, 최형우, 채태인 등 상위타선에만 최대 5명의 좌타자를 배치할 수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어떤 라인업을 들고 나올지 알 수 없지만, 김병현이 그간 왼손타자들에게 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왼손타자들을 상위 타순에 줄줄이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김병현으로선 적지 않게 부담스러울 것이다. 17일 대구 KIA전서 오랜만에 홈런을 가동한 이승엽은 시즌 내내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고, 부진한 최형우도 최근 완전히 살아났다. 박한이와 정형식의 타격 감각도 좋다. 최근 가벼운 부상을 입은 채태인이 관건이지만, 이만하면 김병현을 충분히 압박할 수 있는 상황이다.
▲ 크로스 스텐스, 떨어지는 변화구 되살릴까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시절 디딤발을 크로스 스텐스로 내딛었다. 왼발이 3루쪽으로 향하면서도 과감한 몸쪽 승부를 했다. 몸이 크로스 모양이 되면서 공의 위력이 극대화됐다. 하지만 국내 데뷔 후 디딤발은 다소 1루쪽으로 치우쳤다는 평가다. 이럴 경우 몸의 중심이 불필요하게 왼쪽으로 쏠려 김병현이 왼손 타자를 상대하는 데 이점이 사라지고 몸쪽 승부가 힘들어진다. 어차피 현재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시절의 ‘업슛’을 당장 재현하기 어렵다. 그만큼 변화무쌍한 공의 회전 변화를 보여주려면 몸의 탄력과 밸런스가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야 하지만, 아직은 힘들다. 대신 스텐스만 잘 잡더라도 구위 회복은 어느 정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김병현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군에서부터 싱커,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을 꾸준히 연마해왔다. 결국 이날 승부의 관건도 떨어지는 변화구가 될 전망이다. 제아무리 왼손타자라고 하더라도 홈 플레이트에서부터 바깥쪽, 혹은 몸쪽으로 크게 변화하는 옆구리 투수의 공에 단번에 적응할 타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1군 첫 선발 등판이라는 사실에 정신적으로 마음을 다잡을 경우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으레 메이저리그시절부터 큰 경기, 혹은 주목을 받는 경기에 강심장 기질을 보여준 김병현이었다. 김병현의 한국 데뷔 첫 선발 등판, 결과는 어떨까.
[국내 첫 선발 등판하는 김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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