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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서울 삼성의 오프시즌 행보가 눈에 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은 내달 1일 이동준과 황진원을 영입한다. 이동준은 최근 고양 오리온스와, 황진원은 원주 동부와 FA 재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사인 & 트레이드의 시작이었다. 이동준은 오리온스에서의 포지션 중복 및 샐러리캡 압박으로 일찌감치 트레이드가 예상됐었고, 황진원은 안양 KGC에서 동부로 이적할 당시 올 시즌을 마치고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이를 놓치지 않고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이동준과 황진원은 알짜배기 선수들이다. 이동준은 지난 시즌 무릎 부상이 있었지만, 32경기서 평균 9.6점 4.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오리온스의 골밑을 지켰다. 한국농구에 완벽에 가깝게 적응하면서 팀 플레이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진원도 지난 시즌 46경기서 평균 7.1점 2.1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박지현, 안재욱과 함께 동부의 탄탄한 가드진을 이끌었다. 외곽슛 능력도 있고 수비력도 뛰어난 편이다.
삼성에 지금 필요한 선수들이 딱 이들 같이 내실있는 선수들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김동욱을 오리온스로 트레이드하고 홍역을 치르면서 임의탈퇴 된 김승현을 영입했지만, 홈 13연패 수모를 당하며 일찌감치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김승현이 제 기량을 찾는데 시간도 걸렸고, 그 사이 승부처에서 쏟아지는 실책과 반칙관리 미숙 등은 잦은 패배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됐다. 시즌 막판 김승현과 용병 아이라 클라크가 대활약을 선보였지만, 기본적으로 얇은 국내 선수층을 감당하지 못했고 이미 프로농구 원년 이후 구단 역사상 두번째로 최하위 수모가 결정된 뒤였다.
하지만, 오프시즌에서 이동준을 영입하면서 형 이승준의 골밑 공백을 메웠다. 또한, 경험 많은 황진원의 가세로 김승현, 이시준, 황진원으로 이어지는 가드왕국을 다시 한번 꿈꿀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지난 시즌 초반 무릎 수술을 한 이정석도 차기 시즌에는 정상적으로 합류한다. 또한, 지난해 부진했던 이규섭도 FA 재계약 과정에서 몸값이 50%나 깎이면서 절치부심의 자세로 차기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여자프로농구 KDB생명 이옥자 감독 다음으로 최고령인 김동광 감독을 영입했고, KT&G 시절 김 감독을 보좌한 김상식 전 오리온스 감독도 코치로 영입해 농구계의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삼성 출신 슈퍼스타 이상민을 코치로 앉히면서 화려한 코칭스태프를 꾸렸다.
삼성의 황금 코칭스태프들은 현재 용인 재활트레이닝센터(STC)에서 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빨리 몸을 추스르며 지난 시즌 최하위 망신을 씻어버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김 감독이 직접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는 후문이다.
분명 전력은 보강됐다. 우승전력이라고 보기엔 무리지만, 농구계에서는 삼성의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며 적어도 지난 시즌의 무기력한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번에 보강한 전력에 용병 농사를 성공적으로 지을 경우 6강 플레이오프 복귀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한편, 삼성은 이동준과 황진원의 반대급부로 오리온스와 동부에 선수와 현금 중 어느 것을 내줄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동부는 조건없이 황진원을 보내줬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샐러리캡의 압박을 받고 있는 오리온스는 현금이 필요하고, 가드진에 공백이 생긴 동부는 선수 보강이 필요하다. 또한, 삼성은 상황에 따라서 다른 팀들과 추가 트레이드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프로농구 에어컨리그가 삼성의 전력보강으로 본격적인 선수 이동의 시기를 맞이했다.
[트레이드로 삼성에 합류하는 이동준과 황진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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