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김대승 감독의 영화 '후궁:제왕의 첩'은 개봉 전부터 파격 노출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의 티저 예고편과 캐릭터 포스터 속에 담긴 조여정의 모습,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 광기의 정사'라는 카피만으로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던 것.
공개된 영화는 충분히 파격적이다. 세 사람의 정사신, 관음증적 시선, 가질 수 없는 서로를 탐하는 조여정 김동욱 김민준의 모습은 관객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할 법하다.
하지만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를 표현하는데 꼭 필요하기에 외설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영화 말미 성원대군 방에서 이뤄진 조여정과 김동욱의 정사신은 충격과 애잔함을 동시에 안기며 영화가 끝난 후 깊은 여운을 남긴다.
'후궁:제왕의 첩' 제작진은 성원대군의 방 제작에 공을 들였다.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세 칸의 방으로 만든 세트를 통해 표현했다.
조여정은 "물리적으로 긴 거리를 어떻게 들어올 것인가에 대해 안무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중간에 판타지 신도 어마어마하다. 나올 수 있는 남녀 러브신 모양이 다 나왔다. 감정이 중요한데, 효과적으로 부딪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표현을 할 것인가 도움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신을 위해 조여정과 김동욱은 한국 무용을 전공한 안무가에게 옷 등을 이용해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조여정은 반항하는 척 하면서도 옷을 벗어주고, 김동욱은 자신이 사랑하고 아끼는 화연(조여정)의 등장이 믿어지지 않으면서도 마음이 급한 상황을 몸으로 표현했다.
조여정은 "영화를 충분히 이해한 안무가 선생님이 모양을 짜 왔다. 옷이 떨어지고, 걸어 들어가면 키스를 하고, 이렇게 눕는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방을 통과하는 장면이 지루하면 안 됐다"며 "너무 부담이 큰 신이었다. 리허설 날을 따로 잡았는데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안무 선생님이 한 번 보여줬는데 온 스태프가 양쪽에 서서 비장하게 보고 있었다. 본인들도 기대하고 고대하던 신이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보고 있던 것을 잊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여정과 김동욱은 3~4일에 걸쳐 해당 신을 찍었다. 보통 이틀에 걸쳐 찍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심혈을 기울인 신이다. 이 장면에서 음악의 힘을 빼 놓을 수 없다.
그는 "그 장면을 보고 울었다. 성원대군이 처음 화연을 보고 반하는 신에서 귀여운 멜로디가 흐른다. 그런데 마지막 화연이 성원대군을 안는 장면에서 그 멜로디가 더 슬프고 무섭게 변주돼 나온다"며 "그 멜로디를 듣고 주책맞게 너무 울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노력들이 더해져 영화 속 정사신들은 아름답게 표현됐다. "이렇게 까지 해놓고 못 해내는 게 창피한 것"이라는 조여정의 말처럼 노출까지 감행하며 연기에 임한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개봉은 내달 6일.
[조여정.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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