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배영수의 영리한 피칭이 돋보였다.
삼성 배영수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전서 7이닝 4피안타 4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시즌 3승(2패)째를 따냈다. 4월 29일 인천 SK전 8이닝 3실점 승리 이후 약 1달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삼성은 롯데에 7-2로 완승을 거두고 전날 역전패 악몽을 털어냈다.
배영수는 올 시즌 직구 구속이 눈에 띄게 올라왔다. 전성기의 150km를 넘는 불 같은 직구를 뿌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부지런하게 구속 향상 훈련에 매진한 결과 이제는 140km대 중반대의 직구를 심심찮게 뿌린다. 직구 구위가 살아나면서 그간 연마했던 변화구의 위력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그래서인지 배영수는 4월 한달간 2승 평균자책점 2.66으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5월 들어 부진했다. 직구 구속은 그럭저럭 유지했지만, 제구력이 흔들려 맞아나가기 시작했다. 슬라이더를 비롯한 각종 변화구의 예리함도 떨어졌다. 6일 대구 한화전서 5⅔이닝을 던졌지만 10개의 안타를 내주며 4실점했다.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12일 잠실 LG전서도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안타는 8개나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심지어 18일 김병현과 맞대결했던 목동 넥센전서도 5⅔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도 그럴 조짐이 보였다. 1회 첫 타자를 잡았지만, 박준서에게 볼넷과 도루, 손아섭과 전준우에게 연이어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전반적으로 제구가 높게 형성됐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롯데 타선을 상대로 배영수의 공은 위험천만해 보였다. 만루 상황에서 홍성흔을 상대하면서도 볼카운트 3B1S로 불리한 상황으로 몰렸다. 5구째에도 높게 제구가 됐다.
하지만, 배영수에게 이게 오히려 약이 됐다. 장타가 될 수도 있는 코스로 공이 들어갔지만, 홍성흔이 친 타구는 희생플라이가 됐다. 배영수로선 1점을 내주고 아웃카운트 1개를 얻는 상황. 손해볼 게 없었다. 이후 강민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긴 배영수는 2회부터 투구 패턴이 달라졌다. 직구보다 변화구 위주로 낮게 낮게 제구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2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배영수는 3회 1사 후 박준서에게 2루타, 손아섭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전준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솎아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가 기가 막히게 들어갔고, 롯데 타선은 대부분 내야 땅볼로 물러섰다. 4회에도 안타 1개를 맞았지만, 홍성흔, 강민호, 문규현은 연이어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들은 모두 우타자인데, 바깥쪽으로 살짝 꺾이는 슬라이더를 힘 없이 툭 건드려 2루 땅볼이 된 것이었다. 이후 5회와 6회를 연이어 삼자범퇴를 잡아냈고, 7회 박종윤에게 안타를 내줄 때까지 8명의 타자를 연이어 범타 처리했다.
배영수는 김문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7회를 마무리했다. 8회 시작과 함께 심창민과 교체됐다. 106개의 볼을 던졌다. 이닝당 투구수가 15개 정도로 대단히 이상적이었다. 더 고무적인 건 1회 제구 난조로 연이어 볼넷 3개를 내준 뒤 2회부터 단 1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변화구 위주의 투구 패턴 변화가 성공했다. 배영수의 영리함이 결국 1개월만의 시즌 3승으로 이어졌다.
[3승째를 따낸 배영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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