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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이하 '더킹')는 더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
24일 방송된 '더킹' 마지막회는 이재하(이승기)와 김항아(하지원)이 남북 전쟁의 위기를 딛고 결혼하게 되는 내용으로 종영했다.
'대한민국에 아직도 왕이 존재한다면'이란 가상 설정을 바탕으로 '더킹'은 대한민국 왕과 북한 특수부대 여자교관의 사랑 그리고 지하세계를 움직이는 왕과의 대결이란 독특한 소재로 찾아왔다. 여기에 하지원, 이승기, 윤제문, 이순재, 윤여정 등의 탄탄한 라인업까지, '더킹'을 향한 기대감은 증폭됐다.
1회가 시작됐고, '더킹'의 이재규 PD는 보란 듯이 가상의 세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연출력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하지만 '더킹'은 거기까지였다. 1회 이후 늘어지는 전개로 일관하던 '더킹'은 간접광고 수위를 조절하지 못해 '도넛 드라마'란 비아냥을 들었다. 간접광고 논란은 '더킹'에 반감을 갖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극의 흐름도 회를 거듭할수록 부자연스러워졌다. '사랑과 '정치'가 큰 줄기인 '더킹'은 두 이야기를 하나로 자연스럽게 녹여내지 못했다. '사랑'과 '정치'는 따로 놀았고, 이재하만 김항아와 김봉구(윤제문) 사이를 바쁘게 왔다 갔다 했을 뿐, 두 이야기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다.
두 이야기가 조화되지 못하며, '더킹'은 가장 큰 실수를 했다. 바로 김항아와 하지원을 놓친 것이다.
이야기가 지나치게 이재하 중심으로만 흘렀고, 김항아는 극 초반과 상당히 다른 캐릭터로 변해갔다. 이재하가 아무리 깐족거려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특수부대 교관다운 강인함도 있었던 김항아는 어느새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전형적인 여주인공 캐릭터가 돼 버렸다.
그렇다고 김항아가 그토록 '이재하 바라기'가 될 정도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애절하게 그려진 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약혼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 이재하의 태도에선 진정성 보다 가벼움이 느껴졌다.
김항아 캐릭터의 매력이 실종되며, 배우 하지원이 가진 능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다. 다양한 작품을 거치며 이미 연기력을 대중에게 인정받은 하지원인데, 김항아는 하지원의 역량이 마음껏 발휘될 만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이따금씩 김항아의 액션신이 등장했지만, 하지원을 단순히 액션신에만 가두기에는 하지원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연기력이 아까웠다.
그나마 '더킹'이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지 않았던 건, 하지원을 포함한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부실한 이야기를 지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탄한 배우들 만큼 이야기도 탄탄했더라면, 새로운 명품 드라마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배우 이승기(왼쪽)와 하지원.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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