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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기자들이 권재홍 앵커를 비난했다.
MBC 보도부문 22~26기 기자들은 25일 오후 성명을 내고 권 앵커를 향해 "폐기대상 김재철과 더불어 퇴출되기를 바라는가"라며 "참으로 구차하고 치졸하다. 공포에 떠는 한 마리 작은 새를 보는 것 같아 측은지심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권 앵커는 이날 오전 MBC 특보를 통해 지난 16일 MBC기자회의 대치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어둠 속에 발밑이 잘 보이지 않아 계단에 왼발이 급하게 디뎌지면서 왼쪽 허리부분에 충격을 느꼈다"며 "수십 명의 기자들이 차를 막아서며 마이크로 고함을 지르고 카메라를 들이대며 차를 막아서는 바람에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MBC 기자들은 권 앵커의 입장에 대해 "애처롭고 가련하기조차 하다. 그렇게 심약해서야 어디 앵커석에 앉아 남의 잘못을 준열히 꾸짖을 수 있겠는가.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처신과 변명은 보도책임자로서의 자질 없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정신적 충격, 극도의 공포감이라니, 후배들이 조직폭력배라도 되는가. 후배들이 보도본부장을 감금하고 위해를 가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적 불안에 몹시 괴로웠다'라는 말은 이럴 때 하는 게 아니다. 보도책임자로서 권력에 굴복한 불공정 편파 왜곡보도를 막지 못한 막중한 잘못으로 후배기자들을 대할 때면'‘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적 불안에 휩싸였다'라고 해야 옳은 표현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권 앵커가 후배들한테 퇴근 저지를 당했을 때의 심정을 "송곳이 심장을 찌르는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선 "송곳이 심장을 찌르는 고통을 느끼고 있단다. 보도본부장으로서 시청률이 추락하고 하루하루 뉴스가 처참하게 망가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있느냐며 '파업 땜빵용 경력기자 채용'을 강변한다. 어불성설이다. 시청률 추락의 본질적인 원인은 파업이 아니라 'MBC 뉴스의 신뢰 상실'임을 모른단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후배기자들이 펜과 마이크를 놓고 파업에 돌입한 이후 MBC 뉴스는 어떠했는가. 내부 감시마저 없어졌다고 노골적인 편파와 왜곡이 춤을 추고 심지어 뉴스를 사적으로 악용하지 않았는가. 진정 정신적 충격을 받고 송곳이 심장을 찌르는 고통을 느낀 건 권재홍 본부장이 아니라 그런 뉴스를 지켜봐야했던 후배기자들임을 잊지 말라"라며 "얼굴 붉히며 싸우고 싶지도 않은 건 후배기자들이다. 파업은 공영방송 MBC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후배들의 몸부림이다. MBC 뉴스가 3류로 전락하고 있는데도 그냥 쳐다볼 수밖에 없다는 것은 고통을 넘어 분노로 바뀌고 있음을 권재홍 본부장은 또한 잊지 말라. 이미 폐기대상이 된 김채철 사장과 더불어 MBC에서 퇴출되기를 바라는가"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MBC 권재홍 앵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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