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종훈의 뒤늦은 완벽투가 아쉬운 SK였다.
SK 박종훈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전서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 2볼넷 4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시즌 2패(1승)째를 기록했다. 3~6회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지만, 1회 난조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삼성 선발 윤성환이 제구력이 완벽하지 않았음에도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낸 것에 비하면 결국 이날 박종훈에게 2% 부족했던 건 경기운영능력이었다.
1회의 박종훈과 2~7회의 박종훈은 천지 차이였다. 1회의 박종훈은 귀신에 홀린 듯했다. 선두 타자 박한이에게 내야안타, 정형식에게 중전안타를 내줘 무사 1,3루 위기를 맞이했고 박석민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줘 결승점을 허용했다. 이어 이승엽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2점째를 내줬고 조영훈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3점째를 내줬다. 계속해서 우동균에게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허용해 투구를 시작하자마자 1번~6번 타자에게 연이어 6안타를 맞아 4점을 내줬다. SK가 1-7로 패배했다는 걸 감안하면, 결국 박종훈의 1회 연속 6피안타 4실점에 승부가 갈린 것이었다.
박종훈은 극단적인 언더핸드 투수다. 그만큼 릴리스 포인트가 낮고, 상하로 변하는 공을 잘 던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높낮이에 차이가 나는 볼을 던지는 투수를 상대하는 타자는 곤혹스럽다. 타자는 방망이를 가로 방향으로 휘두르는데, 투수의 공이 세로 방향으로 변화한다면 당연히 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날 박종훈이 1회에 던진 볼의 탄착군은 위, 아래가 아닌 지속적인 위쪽이었다. 삼성 타자들은 계속해서 높게 제구된 박종훈의 볼에 쉽게 안타로 연결해 4점을 뽑았다.
박종훈은 2회에도 정형식에게 안타를 내준 뒤 도루를 하던 정형식을 잡기 위한 자신의 송구가 외야로 빠지는 실책이 돼 어이없이 1점을 추가로 내줬다. 하지만, 이후 거짓말같이 살아났다. 경기 초반 0-5로 스코어가 벌어졌기에 집중력이 더욱 떨어질 법했지만, 오히려 홀가분해졌는지 3회부터 완전히 다른 박종훈의 모습을 보여줬다. 3~6회 4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삼성 타선을 돌려세운 것이다. 2회 마지막 타자 이승엽을 3루 플라이로 잡아낼 때부터 7회 첫 타자 이정식에게 볼넷을 내주기 전까지 무려 13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13타자 중 외야로 가는 타구는 단 4개만 허용했다.
홈 플레이트 양 모서리를 활용한 제구력이 기가 막혔다. 7회 이정식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박한이에게 2루타를 맞아 추가 실점을 했지만, 1회를 제외하면 비교적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아직 선발 투수로서 경험이 부족하기에 경기 운영 능력을 키울 경우 충분히 SK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토종 선발 투수가 대부분 부상 중인 데다 아퀼리노 로페즈마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SK는 선발 박종훈의 투구에 4연패의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풀타임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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