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전북 언니’ 드로겟이 K리그 선두 수원을 파괴했다.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4라운드에서 수원에 3-0 완승을 거뒀다. 홈팀 전북은 선수단 전원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원톱에 나선 이동국은 두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서상민은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이날 가장 돋보인 선수는 칠레 출신의 공격수 드로겠이었다.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드로겟은 전반 5분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으며 전북에 리드를 선사했다. 이동국이 찔러준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를 제친 뒤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서상민의 추가골도 드로겟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23분 상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시도한 왼발 프리킥이 수원 정성룡 골키퍼의 손에 맞고 흐르자 쇄도하던 서상민이 밀어 넣었다.
드로겟의 왼발 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수원 수비를 괴롭혔던 드로겟은 후반 27분 상대 문전에서 이동국이 헤딩으로 연결한 볼을 잡아 왼발 슈팅으로 한 골을 더 뽑아냈다. 탁월한 위치선정과 반 박자 빠른 왼발 슈팅 앞에 대한민국 대표 골키퍼 정성룡도 꼼짝하지 못했다. 이날 드로겟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에닝요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경기장에서 긴 머리에 헤어밴드를 착용하는 드로겟은 전북 팬들로부터 ‘언니’로 통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결코 언니가 아니다. 이흥실 감독은 “경기장 밖에서는 내성적인 선수다. 하지만 경기장에선 달라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드로겟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즌 초반 조용했던 드로겟은 이제 전북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드로겟은 개인적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다. 그는 이날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중요한 경기인 것을 알았다. 팀이 승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전북에 대한 사랑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를 위해 특별한 밴드를 선물해준 팬들에게 고맙다. 전북이 좋다. 전북 구단에서 나를 사줬으면 좋겠다”며 올 시즌 임대 후 완전 이적을 원했다.
[드로겟. 사진 = 전북현대 모터스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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