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잠자던 키스도사가 살아나고 있다.
롯데 라이언 사도스키의 별명은 ‘키스도사’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롯데 팬들은 사도스키를 키스도사라고 부르지 않았다. 사도스키가 너무 부진했기 때문에 흥이 나지 않았다. 지난 2년간 단 한번도 4월에 승리를 따낸 적이 없었지만, 올 시즌에는 부진의 강도가 더욱 심했다. 더구나 토종 에이스 송승준도 들쭉날쭉한 투구를 보이며 선발진의 안정감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롯데는 사도스키의 부활이 절실했다.
올 시즌 8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20일 부산 KIA전서 5이닝 5피안타 1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챙겼지만, 사실 이닝 소화도 적었고, 볼넷도 3개나 내주는 등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다. 그랬던 그가 26일 잠실 두산전서 9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한국 데뷔 3년만에 첫 완투승을 따냈다. 올 시즌 초반 부진에 대한 터닝포인트를 확실하게 마련한 셈이다.
내용도 좋았다. 두산 타선에 단 3안타만 내줄 정도로 홈 플레이트 모서리를 활용하는 제구력이 좋았다. 싱커와 컷 패스트볼 등 공끝의 변화가 심한 변화구도 능숙하게 구사하며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31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7명에게만 외야로 가는 타구를 허용할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또한 올 시즌 7이닝을 단 한 차례도 소화하지 못했으나 9이닝을 단 106개의 공으로 막아냈다. 이닝당 11~12개의 공만을 던졌고 사사구는 단 1개도 없었다.
사도스키는 지난 2년간 여름에 강했다. 체격은 호리호리해도 쉽게 지치는 타입은 아니었다. 2011년 5월 2승 3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한 사도스키는 6월 1승 2패 평균자책점 5.25로 부진했지만, 7월 4승 평균자책점 2.03으로 빼어난 피칭을 했다. 2010년에도 6월 3승 평균자책점 3.71, 7월 1승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롯데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이런 가운데 송승준도 최근 2경기서 6이닝 1실점, 5⅓이닝 2실점으로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아직 4승 4패 평균자책점 4.76이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직구 구위와 함께 주무기 포크볼의 위력도 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돌아선 고원준에 유먼, 이용훈까지 자기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롯데 선발진은 예년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펜진의 구위가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어 선발진의 분발이 절실한 가운데 사도스키의 상승세는 롯데 마운드 안정화의 마지막 열쇠였다.
사도스키의 다음 등판은 내달 1일 부산 넥센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넥센은 지난 15일 부산에서 사도스키에게 4이닝동안 6안타 6득점이라는 맹폭을 가했었다. 사도스키는 그 경기 후 급성 장염을 앓을 정도로 후유증이 대단했다. 요즘 불타오르고 있는 넥센 타선을 상대로 본인의 자존심마저 회복할 수 있을까. 사도스키의 2012년은 이제 시작이다.
[올 시즌 첫 완투승을 달성한 사도스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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