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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배선영 기자] 제 65회 칸 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은 너무나 다른 색감의 영화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은 은은하면서도 잔잔한 내러티브에 뒤통수를 치는 느낌의 유머감각, 그러면서도 여운이 남는 스토리와 자연스러운 촬영기법이 돋보이는 영화인 반면, 임상수 감독은 강렬한 표현주의적 색감이 짙은 감독으로 '돈의 맛' 역시 그림같은 미장센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통렬한 비판정신도 강조되는 영화로, 그의 정치적 성향도 분명히 드러나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각) 앞서 공개된 홍상수 감독의 작품은 무엇보다 이자벨 위페르의 홍상수 식 연기에 관심이 끌렸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영화를 가르치는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영화"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크린인터내셔널은 올해도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 세계각국 영화기자들로부터 영화의 평점을 받아 평균평점을 공개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22개 경쟁작 중 16위에 해당하는 2.1점을 받았다.
26일 폐막 하루 전에 공개된 임상수 감독의 작품은 칭찬보다는 혹평 일색인 분위기다. 스크린인터내셔널은 영화의 화려한 세트는 칭찬했지만, '돈의 맛'이 구식이며 진부한 클리셰의 영화고, 전작 '하녀'에 비해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평점도 22개 경쟁작 중 최하위인 1.4점을 받았다. 칸을 찾은 중국 및 프랑스 등 외신 기자들은 "엔터테이너적으로 노력한 듯 보이지만 예술성은 잃은 듯 하다", "신선도가 떨어지면 예전만 못하다"라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스타일만큼 칸에서의 평가 역시도 다소 상반됐다. 27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된 폐막식 수상작 발표 결과, 아쉽게도 두 작품 모두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올해 두 편의 한국영화를 비롯, 비경쟁부문인 감독주간에 진출한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그리고 칸 비평가주간 부문에 출품돼 까날플러스 상 수상에 성공, 칸에서의 첫 승전보를 전한 신수원 감독의 '써클라인' 등 총 5편이 칸의 레드카펫을 밞았다. 주변 영화강국인 중국과 일본이 경쟁부문에 단 한 작품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이 아시아 영화강국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한편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가 수상의 기쁨을 맛봤으며, 여우주연상은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비욘드 더 힐즈' 두 주인공 크리스티나 플루터와 코스미나 스트라탄이 공동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더 헌트'에 출연한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이 수상했다.
또 각본상은 크리스티앙 문주 감독의 '비욘드 더 힐즈'가 받아 2관왕에 올랐고, 감독상은 까를로즈 레이가다스의 '어둠 뒤에 빛이 있으라'가 탔다. 심사위원상은 켄 로치 감독의 '천사들의 몫'을 받았다. 심사위원대상은 매트 가롱 감독의 '리얼리티'가 탔다.
[칸 레드카펫을 밟은 '다른 나라에서'(위)와 '돈의 맛'. 사진=전원사·시너지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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