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 김기태 감독의 뚝심이 대단하다. 설령 눈앞에 1패가 오더라도 큰 틀에서 선수보호를 택하고 있다. 눈앞의 1승을 위해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을 풀가동하는 일부 감독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30일 부산 롯데전서 김기태 감독은 눈물을 머금고 하루 만에 다시 5할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 눈 딱 감고 봉중근 아꼈다, 자신이 한 말 지켜낸 김기태 감독
4월 11일 잠실 롯데전서 가진 봉중근의 복귀전도 어언 2개월이 다 돼간다. 당시 김기태 감독은 마무리를 봉중근으로 못 박지 않았고, 상황을 봐서 불펜 운용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봉중근이 마무리로 등판하는 일은 잦아졌다. 더구나 레다메스 리즈가 마무리에서 낙마하면서 자연스럽게 5월 한달 8세이브를 쌓았다. 물론 김기태 감독은 아직 단 한번도 봉중근에게 “LG 주전 마무리”라고 시원스럽게 말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다. 봉중근이 지난해 5월 팔꿈치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1년이 되는 올해 5월까지는 절대로 연투를 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LG는 31일 현재 단 한번도 5할 승률에서 떨어지진 않았지만, 분명 위기는 있었다. 결과론이지만, 그 중에는 봉중근에게 좀 더 많은 역할을 맡길 경우 위기를 넘어 탄력을 받을만한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참고 또 참았다.
봉중근은 29일 부산 롯데전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리고 5월 중순 스스로 팔꿈치에는 더 이상 통증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30일 경기는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정황상 충분히 2-2 동점이던 연장전서 투입될 수도 있었다. 더구나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이미 연장 10회 2사부터 투입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에 이어 우규민, 이동현, 이상열, 김기표를 내세우면서 끝내 봉중근을 아꼈다. 심지어 2-2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이상열이 안타를 맞고도 김기표를 내세우는 뚝심을 보였다. 1패 위기에서 선수 운용의 원칙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김 감독도 분명 봉중근이 생각났을 것이다. 결과는 끝내기 패배. 그러나 1패 속에서도 김 감독은 자신이 팬들에게 한 말, 그리고 봉중근을 비롯한 선수들과의 무언의 약속을 지켜냈다. 어쩌면 눈앞의 1패보다 봉중근을 아끼면서 팀을 하나로 묶는 효과를 본 것일지도 모른다.
▲ 봉중근 연투 6월에는 가능할까
김 감독은 최근 봉중근의 연투를 6월 1일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제 딱 하루 남았다. 이미 김 감독은 마음 속에서 수 차례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분명한 건, 이제 봉중근은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것과, LG가 8번이나 5할 승률에서 미끄러질 위기에서 벗어나며 조금씩 강팀의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건 김 감독의 뚝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단은 오로지 김 감독의 몫이다. 봉중근의 연투가 6월부터라도 가능하다면 LG는 분명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30일 연장전 끝내기 패배는 역으로 보면 LG 마무리는 봉중근 외에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다. 그러나 6월에도 봉중근의 연투를 지양하겠다면, 또 다른 대안은 분명히 필요하다. 아슬아슬하게 5할을 지켜내고 있지만, LG 선수들은 분명 그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어떻게든 마운드, 특히 경기 종반 불펜을 강화할 비법이 나와야 한다. 김 감독의 뚝심과 또 다른 결단, 6월 LG 야구를 지켜보는 관전포인트다.
[6월 연투가 결정되지 않은 봉중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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