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KIA 타이거즈는 지난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4로 패하며 6연승 뒤 2연패를 당했다. 7회까지 두산 선발 김승회의 역투에 눌리며 무득점에 그쳤지만, 9회에는 첫 득점을 올리며 한때 동점의 기대에 부풀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KIA는 불펜의 필승 카드 박지훈과 한기주를 아낀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내내 끌려간 경기였지만 KIA로서는 아쉬운 경기였다. 특히 9회초 나지완이 때린 홈런성 타구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여운을 남겼다.
KIA는 0-4로 뒤진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2사 후 4번 최희섭의 적시타로 1점을 추격했다. 이어 안치홍도 안타를 터뜨려 상황은 1,3루가 됐다.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나지완은 두산 마무리 프록터의 초구를 힘차게 때려 외야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듯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는 외야 좌측 펜스를 직접 맞혔고, 최희섭을 불러들이며 점수는 2점 차가 됐다. 주자도 그대로 2명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홈런을 직감한 나지완은 전력질주 하지 않았고, 충분히 2루에 도달할 수 있는 타구였음에도 불구하고 1루까지밖에 가지 못했다.
결국 다음 타자 박기남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KIA의 2-4 패배로 끝났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플레이 하나가 KIA의 추격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나지완이 2루에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나지완의 안타 때 안치홍의 득점 여부는 승부와 큰 관계가 없었다. 안치홍이 홈을 밟았더라도 여전히 KIA는 1점을 뒤지게 되는 상황이었고, 후속타로 나지완의 대주자 윤완주까지 들어와야 동점이 될 수 있었다. 따라서 나지완이 얼마나 홈에 가깝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했는데, 홈런 못지않은 장타를 날리고도 1루까지 가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물론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던 상황에서 타구를 지켜보지 않고 무조건 전력질주 하는 것은 웬만한 자제력으로는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나지완은 자신이 출루할 경우 곧 동점주자라는 점을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자각하고 있어야 했다.
나지완은 자신이 친 타구가 홈런이 되지 못하고 2루까지 가지도 못한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고, 발 빠른 윤완주가 대주자로 나가며 동점을 노렸지만 결국 KIA의 시도는 무산되며 경기는 끝났다. 만약 윤완주가 2루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연속 3안타를 맞으며 흔들리던 프록터는 심리적으로 더 불안했을 것이다. 2사였고, 방망이에 공이 맞는 순간 모든 주자가 뛰게 되므로 단타 하나에도 무조건 동점이 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주자가 1루에 있었으므로 프록터는 장타가 나오지 않는 한 안타를 2개 맞기 전에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던질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두산 배터리의 볼 배합도, 두산의 수비 포메이션도 주자가 2루에 있을 경우보다 편했다. 나지완의 작은 플레이 하나가 두산을 압박하며 더 큰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일단 치고 난 타구는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전력질주를 했다면 충분히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경우는 많다. 후속타 여부와 관계없이 아쉬움을 남긴 마지막 플레이였다.
[아쉬움을 숨기지 못한 나지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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