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얻을 것이 분명히 있다” 축구대표팀의 최강희 감독이 세계 최강 스페인전을 앞두고 밝힌 각오다. 한국은 스페인전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한국은 31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에 위치한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4로 완패했다. 전반 12분 토레스(첼시)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전반 44분 김두현이 캐논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에 연속해서 세 골을 실점하며 무너졌다.
애당초 결과 보다 과정에 중점을 둔 경기였다. 최강희 감독은 스위스 출국 전 인터뷰에서 “스페인전은 평가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모든 초점은 카타르전에 맞춰져 있다”며 스페인전이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위한 과정임을 거듭 강조했다.
물론 이왕이면 승리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패배에 지나치게 반응할 필요도 없다. 최강희 감독의 말대로 스페인전은 현재의 대표팀을 파악하기 위한 ‘평가전’이었다. 유럽파 중심의 선발 명단과 후반에 많은 교체를 시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스페인과 마주한 최강희 감독은 철저히 ‘실험’에 무게를 뒀다.
▲ 유럽파 점검, “손흥민 인상적, 지동원은 글쎄”
최강희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유럽파 중심의 대표팀이 가동됐다. K리그 일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최강희 감독은 스페인을 상대로 유럽파들의 실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론 만족스럽지 못했다. 상대가 너무 강했던 탓인지, 유럽파들의 강점이 부각되지 못했다.
하지만 가진 재능만큼은 확실했다. 대표팀 막내 손흥민(함부르크)는 저돌적인 돌파로 스페인 수비 진영을 흔들었고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은 막강 스페인 중원과 당당히 맞서 싸웠다. 이영표의 대체자로 지목된 박주호(바젤)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홀로 최전방에 선 지동원은 스페인 수비에 막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 포지션 실험, “수비형 구자철, 공격형 구자철”
스페인을 상대로 두 개의 포지션을 소화한 선수는 구자철이 유일했다. 시작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최강희 감독은 기성용의 자리에 구자철을 배치했다. 하지만 후반에는 박현범(수원)이 투입되자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구자철은 후반 25분 스페인의 옆그물을 때렸다.
이밖에도 최강희 감독은 전반에는 염기훈을, 후반에는 김보경을 내보내며 왼쪽 측면 실험을 계속했다. 또한 수원에서 오른쪽 수비수를 맡고 있는 오범석을 후반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교체 투입하기도 했다. 다음달 9일 카타르전을 앞둔 최강희 감독은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 컨디션 관리, “시선은 스페인, 마음은 카타르”
스페인을 통해 드러난 한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압박의 실종이었다.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한국은 수비라인을 깊숙이 내렸다. 그로인해 전방부터 제대로 된 압박이 실시되지 못했다. 하지만 못했다기보다 안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스페인과 달리 한국은 시차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체력적으로도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다.
대표팀이 무리한 압박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전방 압박은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전술이다. 단순히 라인을 끌어올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최강희 감독은 스페인전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한국의 진짜 상대는 6월에 만날 카타르와 레바논이다.
[한국과 스페인의 평가전.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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