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 김기태 감독의 선수 기용이 예사롭지 않다. LG는 지난달 31일 부산 롯데전서 9회 대타 윤요섭의 2타점 결승타를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올 시즌 김 감독은 전혀 예상치 못한 선수 기용으로 놀라움을 안기고 있는데, 이날도 대타 윤요섭 기용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또한, 이날 2011년 홍익대를 졸업하고 신고선수로 입단했던 좌타 외야수 이민재를 2번에 배치하는 용병술을 보였는데, 이민재는 데뷔 후 1군 첫 경기서 1안타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 쏠쏠한 뉴페이스 활약
올 시즌 LG 경기를 보면 낯선 이름이 제법 보인다. 사실 31일 부산 롯데전서 결승타를 친 윤요섭은 지난해 윤상균이 개명한 것이다. SK에서 트레이드 된 뒤 대타 요원으로 종종 출장했었다. 하지만, 이민재는 이날 1군 첫 선발 출장했다. 김 감독이 과감하게 기회를 준 것이었다.
이밖에 시즌 초반 정성훈 대신 종종 3루 수비를 맡아온 김용의도 6년차이지만, 1군 기록은 2008년 18경기가 전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5경기서 타율 0.280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양영동, 유강남, 김재율 등도 요소요소에서 이름을 내비치고 있다.
선발진은 더하다. 올 시즌 LG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선수는 9명이다. 이 중 이승우, 임정우, 최성훈 등은 단연 뉴 페이스다. 이승우는 2009년 고작 5경기에 나섰던 게 1군 경험의 전부이고, 임정우는 FA 조인성의 보상 선수로 지난 시즌 SK에서 4경기에 나왔을 뿐이다. 최성훈은 경희대를 졸업한 대졸 신인이다. 최성훈은 최근 구원으로 등판하지만, 임정우는 5월 3경기서 평균자책점 3.86으로 LG 선발진에 큰 힘이 됐다. 뉴페이스들의 활약이 LG가 5할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됐다.
▲ 김기태 감독, 이민재 첫 안타 공을 챙겨주다
김 감독은 LG 2군 감독 시절이던 지난해 이들을 꾸준히 지켜봤다. 그게 결과적으로 올 시즌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다양한 선수를 적시적소에 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LG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단순히 거기에서 그치는 건 아니다. 뉴 페이스들도 1군에서 사력을 다하지만, 김 감독도 이들에게 믿음을 준다. 31일 경기 3회초에 이민재가 데뷔 첫 안타를 치자 곧바로 직접 공을 회수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장면이 TV 중계방송 화면에 잡혔다. 보통 감독이 직접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더구나 이민재는 아직 1군 초년병이라 쉽게 공을 요구하는 것도 눈치가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김 감독이 직접 나서면서 이민재는 김 감독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게 감독과 선수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다.
▲ 5할 동력되는 뉴페이스들, 롱런이 과제
지난 2달간 LG 뉴페이스들의 활약은 분명 LG가 단 한번도 4할대 승률로 떨어지지 않는 데 기여했다. 올 시즌 LG의 대타 타율은 0.283으로 리그 1위다. 31일 경기처럼 이름이 알려진 이진영과 윤요섭이 대타로 활약을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뉴 페이스들이 대타, 혹은 대수비로 들어서서 제 몫을 해내니 경기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마운드에서도 선발진 숨통을 메워준 게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LG로썬 이러한 경향이 일회성에 그친다면, 순위 싸움의 동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미 뉴페이스들의 활약이 팀 전력의 일부분이 됐기 때문이다. LG는 이들 중 진정한 진주가 튀어나와 1군 주전 자리에 올라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를 기다릴 것이다. 그래야 전력이 좀 더 안정될 수 있다. 이제 관전포인트는 이들이 기존 선수들과 경합해서 끝까지 주전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여부다.
[31일 경기서 결승타를 친 윤요섭.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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