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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드라마 '각시탈'이 어설픈 와이어 액션과 과도한 대역으로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극본 유현미 연출 윤성식 차영훈)은 제작비 100억 규모로 KBS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다.
'각시탈'은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무술에 능한 주인공 이강토(주원)가 일제에 맞서 활약하는 내용이 큰 골자를 이루고 있다.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작품을 원작으로 해 제작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1월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 오랜 시간을 들여 작품의 완성도와 퀄리티 높이기에 만전을 기했다.
또 KBS 2TV 드라마 '추노'와 '도망자'보다 한층 업그레이된 카메라 장비와 기술을 활용해 뛰어난 영상미를 예고했다. 좋은 화면을 위해 방송이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겨울 장면을 실제 겨울에 촬영 하는 등 치밀한 준비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런 노력은 첫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1930년대 종로거리를 그대로 재현해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3D 방송이 아님에도 돌멩이는 던지는 모습이나 각시탈이 액션을 펼치는 장면은 현실감있게 표현 되는 등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했다.
이런 '각시탈'의 고 퀄리티는 어이없는 부분에서 반감됐다. 바로 어설픈 와이어 액션과 과도한 대역이 문제였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각시탈' 1회에서는 목담(진세연)이 일본 경찰 이강토 무리를 피해 도망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목단은 사람의 등을 밟고 2층 높이의 건물로 뛰어 올랐다.
하지만 목단은 자연스럽게 2층으로 뛰어오른 것이 아닌, 마치 용이 하늘이 승천하듯 솟구치는 모습으로 누가봐도 와이어 액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또 대역은 가장 중요한 인물인 각시탈에서 문제가 됐다. 31일 방송분에서 각시탈은 목단을 구하기 위해 종로 거리에 나타났다. 옥상에 잠입하고 있던 일본 경찰을 차례로 처리하고 목단을 구하기 위해 말을 타고 달려오는 각시탈은 뭔가 달랐다.
현재 방송에서 각시탈은 신현준이 연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등장한 각시탈의 모습은 신현준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신현준은 날렵한 턱선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이 장면에서 등장한 각시탈은 동그란 턱 라인으로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물론 각시탈은 뛰어난 무술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으로 설정 돼 있어 대역 사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말을 타고 움직이는 장면, 특히 화면에 꽉 차도록 클로즈업되는 장면에서까지 대역을 사용했다.
아주 예리한 시청자의 눈에 순간적으로 포착된 것이 아니라, 누가봐다 대역을 썼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어 극의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한 시청자는 "각시탈이 목단을 구하기 위해 다른 각시탈을 투입시킨 줄 알았다. 각시탈을 두 명 등장시키는 트릭인줄 알았는데 대역이더라. 순간 혼란스러웠다"고 대역에 에 불만을 터트렸다.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가끔씩 방송화면에 스태프가 등장하거나 그 시대에 맞지 않은 소품들이 등장했을때 시청자들은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진만큼 제작진도 드라마의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1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높은 퀄리티로 제작된 '각시탈' 이렇게 사소한 부분에서 그 작품성을 떨어트리지 않길 바란다.
['각시탈' 포스터, 와이어 액션을 펼친 진세연, 각시탈 대역과 진짜 각시탈(위부터). 사진 = KBS 제공, KBS 2TV '각시탈'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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