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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못 올라가지 싶더니 오르고 나니 또 내려가기 싫습니다"
영화 '후궁:제왕의 첩'(감독 김대승)에서 조은지의 캐릭터를 잘 대변해 주는 대사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금옥 역을 맡아 '순수 욕망의 결정체'로 분했다. 금옥은 화연(조여정)이 몸종으로 궁에 들어가 성원대군(김동욱)의 승은을 입고 후궁이 되지만, 자신의 욕망을 쫓다 파멸을 맞는 비운의 인물이다.
1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조은지는 이 대사를 가장 기억에 남는 말로 꼽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밑에서부터 시작한 금옥의 욕망을 표출하는 대사"였다.
후궁이 된 후 권력의 맛을 알아버린 금옥은 영화 속에서 가장 현실감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승은을 입기 전 두려움에 떨지만, 승은을 입은 후에는 기뻐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신분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금옥의 모습은 현실적이라 순수하다.
사랑하지만 갖지 못하는 여인을 탐하는 성원대군,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던지는 권유(김민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후궁이 됐고 살기 위해 변해야 했던 화연보다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조은지는 김동욱과 정사신에 대해 "사실 감정만 기억에 남는다"며 "생각하고 얘기했던 것들이 잘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네 사람의 감정이 얽혀 있는 정사신은 김대승 감독의 영상미가 잘 드러나는 신이기도 하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관음증을 자극하며 더 에로틱하게 그려진다. 그렇다고 해서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것처럼 '야한 영화'는 아니다. 조은지가 강조하고 싶은 점도 바로 이것이다.
아무리 배우들이 이렇게 얘기한다 한들 노출, 정사신 등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사실이다.
조은지는 "저희끼리 영화를 보면 (노출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개의치 말자는 얘기를 했었다"며 "노출이 꼭 필요하지 않은 영화는 없는 것 같다. 각자의 캐릭터가 보여지고, 정사 가운데서도 그들의 감정이 보여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영화 속 파격 노출을 선보인 조여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여정이는 선택에 후회를 안 하고 계속 강행해 나갔다. 그런 부분에서 멋지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여배우로서 정말 멋지다. 배울 점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조은지는 올해 데뷔 12년차가 됐다. 지난 2001년 영화 '눈물'로 데뷔 후 끊임없는 연기변신을 선보여 왔지만 그에겐 그 시간이 짧게 느껴진 듯 싶다.
조은지는 "그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엊그제 데뷔작을 찍은 것 같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작품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다"며 "희화화 된 캐릭터로 기억하는 분들이 있다. 변화된 모습도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에게는 열애 4년차에 접어 든 남자친구도 있다. 지난해 6세 연상의 소속사 본부장과의 열애설이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연애사업도 잘 돼가고 있다. 아직은 결혼 시기에 대해 얘기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구체적으로 결혼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조은지.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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